[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절대 우승 후보의 예상 못했던 꼴찌 추락. 단발성으로 끝내고 분위기 반등할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가 최하위로 미끄러졌다. KIA는 지난 12일 광주 SSG 랜더스전이 우천 순연됐다. 전날까지 9위였던 KIA는 이날 키움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에 승리하면서, 10위로 처졌다.
물론 아직 개막 초반인만큼 순위 자체가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해 우승팀인 '디펜딩 챔피언'의 단독 꼴찌 추락은 다소 충격이 크다. 개막 후 6승10패를 기록한 KIA는 공동 7위 그룹인 두산, 한화 , 키움(이상 7승11패)과 승차는 없이 승률에서만 밀린 10위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힘겨운 봄을 보내고 있다.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후 박찬호와 김선빈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었다. 이중 현재 박찬호만 돌아와 스타팅으로 뛰고 있다. 김선빈과 김도영은 조만간 복귀를 준비 중이다.
예상치 못한 부상자는 또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좌완 필승 불펜 곽도규가 투구 도중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고, MRI 1차 검진에서 '굴곡근 손상'이 보인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울에서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최소 몇주 이상 공백은 불가피해보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양현종, 윤영철 등 핵심 선발 투수들과 전상현을 비롯한 주요 불펜 자원들의 동반 부진이 고민의 원인이다. 타선 엇박자도 심하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더 팀 분위기가 처져있다는 사실이 더욱 고민스럽다. 이범호 감독은 이번 주말 SSG전에서도 라인업을 대폭 수정하며 변화를 줬다. 언더핸드 박종훈을 상대로는 좌타자를 무려 7명이나 배치했고, 경기가 우천 순연된 이튿날에도 1군에 콜업한 오선우를 2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스타팅 멤버를 바꾸고, 출전 순서를 교체하면서 침체된 팀 분위기를 다시 띄워보겠다는 의지였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승리 확률이 높아지는 선택을 코치님들과의 고심 끝에 해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난세의 영웅'이 필요한데, 지금 KIA는 묘하게 선수단 전체가 가라앉아있다.
이범호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 개개인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큰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분위기를 타야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이 더 많이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게 있어서 팀이 안좋은 상황에 처해있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감독 이범호'에게도 처음 겪는 시기다. 감독 부임 첫해였던 작년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았어도, 그 자리를 채워주는 자원들이 끊임없이 등장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생각과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시 활기찬 분위기를 되찾아야 한다. 최근 경기 도중 KIA 벤치의 분위기는, 선수단 전체적으로 '멘붕(멘털 붕괴)'이 커 보인다. 작년 KIA는 '지고 있어도 언제든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던 팀'의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지고 있을때 침울해 보이는 분위기가 훨씬 크다. 유력했던 우승 후보의 하위권 충격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활기와 에너지, 적극적인 플레이 하나하나부터 다시 되찾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벤치의 리더가 필요하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