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장타가 3게임 연속 폭발했다. 파워가 아닌 정확성에 바탕을 둔 컨택트 히팅이 장타를 양산하고 있다.
이정후는 13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3연전 2차전에 3번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4대8로 패했다.
이정후가 친 안타는 2루타로 4-8로 뒤진 7회초에 나왔다. 1사후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윌리 아다메스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이어 2사 1루서 이날 4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2B에서 상대 우완 루크 위버의 3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85.2마일 체인지업을 부드럽게 잡아당겨 라인드라이브로 우익수 오른쪽 파울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했다.
올시즌 8호 2루타로 이정후는 2루타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단독 선두가 됐다. 2위는 시카고 컵스 카일 터커로 그는 7개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정후는 다음 타자 맷 채프먼이 헛스윙 삼진을 당해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정후는 1회초 2사후 첫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양키스 오른손 선발 윌 워렌의 6구째 94.9마일 직구가 바깥쪽으로 빠졌다. 그러나 채프먼이 3루수 직선타로 아웃돼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2-2로 맞선 3회 2사후에는 잘 맞힌 타구가 유격수 정면을 향했다. 풀카운트에서 워렌의 6구째 91.8마일 바깥쪽 직구를 잘 받아쳐 빨랫줄같은 타구를 날렸지만, 2루 뒤에 시프트해 있던 유격수 앤서니 볼피의 글로브로 빨려 들어갔다.
2-7로 뒤진 6회 무사 1루서는 수비 실책으로 출루했다. 선두 아다메스가 중전안타로 나간 뒤 3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우완 페르난도 크루즈의 5구째 스플리터를 끌어당겨 2루수 땅볼을 쳤다. 이때 양키스 2루수 재즈 치좀 주니어가 공을 잡아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2루로 던진 것이 악송구가 돼 주자 2명이 모두 살았다.
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된 2사 만루 찬스에서 윌머 플로레스가 우전안타를 터뜨리며 아다메스와 채프먼을 홈으로 불러들여 4-7로 따라붙었다.
이정후는 4-8로 뒤진 9회 무사 2,3루 찬스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투스트라이크에서 양키스 마무리 데빈 윌리엄스의 84.5마일 바깥쪽 체인지업에 배트를 헛돌렸다. 그냥 흘려보냈으면 볼이었다.
이로써 이정후는 올시즌 13경기에서 타율 0.333(51타수 17안타), 1홈런, 7타점, 14득점, 6볼넷, 8삼진, 3도루, 출루율 0.404, 장타율 0.588, OPS 0.992를 마크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규정타석을 넘긴 NL 타자 95명 중 8위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0.944)와 무키 베츠(0.865), 뉴욕 메츠 후안 소토(0.818),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0.785), 시카고 컵스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0.928) 등 내로라하는 거포들보다 높은 순위다.
이정후의 OPS가 상위권인 것은 출루보다는 장타 덕분이다. 17안타 중 10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로 단타보다 3개를 더 쳤다. 이정후와 같은 컨택트 히팅을 하는 타자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3년 연속 타격왕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이스 아라에즈는 전날까지 16안타 중 장타는 3개 뿐이다.
이정후가 정확하게 맞히는 타격을 기본으로 아라에즈보다는 강한 파워를 싣는다고 보면 된다. 타구 평균속도가 이정후는 90.0마일, 아라에즈는 87.5마일이다. 이정후의 타구가 더 빠르고 힘이 실린다는 뜻.
이정후는 지난 10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3경기 연속 장타를 만들어냈다. 전날 양키스전에서는 1회초 우중간 스리런포로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경기에서 친 안타 5개 중 장타가 4개나 된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전날 "이정후는 공을 강하게 때린다. 필드 전체로 타구를 날린다. 작년에는 운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시즌 초 훌륭하게 시즌을 시작한 것은 그에게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작년 미국에 와서 (부상 때문에)별로 많이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아주 좋다. 3번타자로 계속 나가고 있는데 매우 훌륭한 베이스러닝과 수비력과 함께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