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이거 못치면 2군" 14타석 무안타 톱타자의 간절함, 믿음의 야구가 결승타로 돌아왔다[대전인터뷰]

by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개막 후 15경기 14타석 무안타.

13일 대전 키움전 직전까지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원석의 올시즌 성적이었다. 6득점, 3도루가 전부였다.

하지만 한화 김경문 감독은 이날 그를 1번 우익수로 선발 명단에 올렸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겨우내 정말 열심히 했다. 그동안 방망이가 잘 안 맞았는데 오늘 톱타자 나가면서 또 안타도 하나 기록하면 좋을 것 같다. 열심히 동계 훈련을 하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안타가 안 나오면 답답하고, 재미가 없다. 그동안 노력한 게 있으니까 오늘 한번 기회를 줘서 안타가 나오고 해야 연습하는 것도 재미 있고, 앞으로 시즌 치르는 데 있어서 힘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령탑의 신뢰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회 첫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해 도루까지 성공한 이원석은 두번째 타석에서도 빛났다.

이도윤의 밀어내기로 1-1 동점을 만든 2회말 1사 만루. 이원석은 2B2S에서 바뀐 투수 김선기의 132㎞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끝까지 따라가면서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뜨렸다. 2-1을 만드는 적시타. 올시즌 개막 후 15타석 만에 터져 나온 첫 안타가 역전 결승 적시타였다.

이원석은 경기 후 "이거 못 치면 진짜 (2군에) 내려간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쳤다"고 털어놓았다. 7회에는 이강준의 153㎞ 빠른공을 밀어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와 함께 3출루 경기로 톱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겨우내 악착같이 훈련한 이원석을 향해 김경문 감독은 늘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믿음을 잃지 않았다. 이원석은 "올해는 기필코 잘해야 한다는 의욕이 너무 앞서서 안타가 안나오다 보니 조급해졌던 것 같다"고 시즌 초 부진을 돌아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안타 톱타자는 모험이었다. 사령탑의 진심을 이원석이 읽었다.

"선발 라인업 보고 약간 멍했는데 감독님께서 따로 불러주셔서 잘 할 수 있다고, 감독님이 믿는다고 말씀해 주셔서 뭔가 좀 마음이 좀 편해졌던 것 같아요."

흙투성이가 된 40주년 기념 레전드 유니폼으로 인터뷰에 임한 이원석은 "자주 이렇게 시그니처가 되고 싶다"고 투혼의 야구를 다짐했다.

FA 심우준 대신 9번 유격수로 깜짝 선발 출전한 이도윤 역시 2회 밀어내기 동점 타점과 5회 2사 2,3루에서 스리볼 타격으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로 5-1을 만들며 3타점 경기로 7대1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의 2연속 위닝시리즈. 사령탑의 믿음 속에 깜짝 선발 출전한 무안타 톱타자와 백업 유격수의 힘 보탬이 있었다.

김경문 감독 특유의 믿음의 야구가 만들어 낸 짜릿한 스토리. 오늘의 활약이 자신감으로 쌓여 뎁스가 도타워 진다.

그렇게 한화 이글스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강팀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