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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협상의 기술' 이제훈 "'내가 왜 회사 차렸지' 후회하지만..윤주노로서 그릇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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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제훈(41)이 윤주노를 통해 성장했다.

이제훈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이승영 극본, 안판석 연출)의 종영 인터뷰에 임했다. 이제훈은 "이 작품이 어떤 작품보다도 종영이 많이 아쉬운 감정이 드는 것 같다. 당장이라도 이번주 토요일, 일요일에 다음 이야기가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여운이 남아서 아직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훈은 "아직 산인그룹 부채를 다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서 그 이후에 이야기가 쓰여질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열어놨다. 저는 뒤에 후속 이야기가 더 쓰여지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진짜 미국 드라마처럼 시즌2, 시즌3, 스리고 시즌5 이상도 갈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해서 만약 제작사도 그렇고 방송사에서도 이 작품에 대한 니즈가 있다면, 시청자들의 말씀을 귀기울여 들으시고 이야기를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소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이 작품의 소재가 특수성이 있고 어떻게 작품을 봐주실지, 접근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내면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사람들이 처음에 보기 시작해서 계속해서 많은 시청자들이 유입되는 지표를 보다 보니 굉장히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역시 어떻게 모녀 '협상의 기술'이라는 제목 자체가 되게 딱딱하거나 차가워보일 수 있지만, 세상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몰입해서 봐주시지 않았나 싶다.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깊숙이 펼쳐지고, 분명히 어떻게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인지에 대한 예상을 많이 하시는데 그게 여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결로서 이야기가 전개가 되다 보니 그런 특별함을 가지고 아껴주셔서 감사한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다. 시작했을 때 시청률보다 어제, 오늘(14일) 마무리 된 시청률의 지표가 거의 세 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보니 굉장히 사람들이 몰입해서 봤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다"고 했다.

이제훈은 소속사 컴퍼니온과 제작사 하드컷의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어 '협상의 기술'이 실제로 필요한 상황. 이제훈은 "이 드라마를 통해, 윤주노라는 사람을 통해 많이 배웠다. 2021년도에 매니지먼트 회사를 처음 운영하고, 지금까지 해오면서 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동요되고 그런 것들이 표출이 될 때가 많았다. 최대한 그런 것들을 감추려고 하고,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뭔가 '너무 불합리하지 않나? 왜 나에게만 이러지?' 이런 것들이 끊임없이 있던 것 같다. 그게 저는 그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아 괜히 회사를 차려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지. 배우 일로도 벅차고 정신이 없는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윤주노란 인물을 만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현명하게 회사를 이끌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소위 말하는 '협상'을 할 수 있는지 많이 배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제훈은 "어떤 것을 배웠냐고 한다면, 결국에는 진실성이라는 것이다. 내가 왜 이것을 원하고 하고 싶은지, 이것을 하기 위해서 상대방은 무엇을 원하는지 그런 것들을 솔직하게 '까놓고'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렇게 되면 에둘러서 뭔가 감추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누군가를 만나서 말할 때는 제가 가진 솔직함과 진실성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고, 그것이 정말 듣는 사람에게 전달이 된다면 저는 못해낼 일이 없다는 생각을 이 작품을 통해서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무엇이 불합리하게 느껴졌느냐"는 질문에 이제훈은 "작품을 봤을 때 방향성, 이런 것들에 있어서 결국엔 이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크리에이터의 욕망이 있지만,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저는 한편으로는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 작품이 시청자 분들이나 관객 분들에게 다가갔을 ‹š 어떻게 남는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나. 한 번 보고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만들어지길 원하기에 만드는 사람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현실적으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개런티 이야기나 촬영 일수, 이 작품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스케줄도 여러 개가 있는데 그걸 조율하는 과정들이 많이 있다 보니 그런 것들에서도 '도와주세요'가 될 수 있고, 혹은 무리하게 촬영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걱정 말고 맡겨달라'고 조율을 하면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윤주노는 '좋은 상사'의 표본과 같은 인물, 부하 직원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이를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혜안까지 갖췄다. 이에 이제훈에게 "어떤 사장님이냐"고 묻자 그는 "앞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관대한 사람처럼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머리를 쥐어뜯거나 '이걸 어쩌면 좋지'라고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윤주노에게 많이 배운 것이, 결국에는 해결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하기에 당장의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가 고통을 받는 것보다 결국에는 이걸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오히려 문제점이 생겼을 때 같이 의논해보고, 타개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니 매번 작품마다 위기와 문제점이 생기는데, 그런 것들을 더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인드가 생긴 것 같다. 인간으로서 성장과 그릇이 좀 커졌다는 생각을 근래에 들어 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로, 이제훈은 전설의 M&A 전문가 윤주노를 연기하며 통쾌한 협상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최종회에서는 윤주노가 산인 그룹에 다시 돌아왔을 때부터 계획했던 점보 제약 주가 조작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며, 그의 누명을 벗고 복수에 성공하는 긴 여정을 마무리 지었으며 10.3%(유료가구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