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가 건설경기 침체로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일반 소비자 대상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매출 확대가 업계 전반의 새로운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 한샘은 B2C 부문 강화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3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위기를 딛고 2023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샘은 이후 2년 연속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배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한샘의 B2C 전략이 있다. 업계에서는 한샘이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이 큰 B2B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샘이 1분기 가구 판매액 회복 및 주택 거래량 증가에 힘입어 B2C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샘의 B2C 성장에는 쌤페스타가 있다. 한샘 쌤페스타는 가구·인테리어·리빙용품을 총망라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한샘의 대표 쇼핑 이벤트다. 고객 유입과 실질 매출 증대 효과를 동시에 노린 전략적 행사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4일부터 31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 상반기 쌤페스타는 전년 하반기 쌤페스타와 대비 주문액이 2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행사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일 최고 주문액인 26.6억원을 달성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 평균 방문자 수는 직전 행사 대비 20% 증가했고, 오프라인 주문액은 무려 56% 상승하며 복합 채널 전략의 효과를 입증했다.
쌤페스타는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넘어, 한샘의 중장기적 B2C 성장 전략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제품군을 통합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 경험을 강화한 것이다.
또한, 한샘이 만들어낸 쌤페스타의 성공 모델은 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동종 업계에서도 결혼, 이사 시즌에 맞춘 홈인테리어 페스타형 이벤트가 확산되고 있어, 한샘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샘이 위기 속에서도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공급망 효율화와 원가 절감 전략이다. 2022년 4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전략적 구매와 유통 채널별 가격 최적화를 추진하며 원가율 개선에 힘써왔다. 2024년 2분기 기준, 전년 대비 원가율은 2.0%p 개선됐다.
또한, 고수익 상품군을 강화하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며 매출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에는 B2C 분야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로 전환됐다. 홈퍼니싱 부문 역시 4분기 전년 대비 9.6% 성장하며 B2C 실적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