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겹 회화' 작가 장승택(66)의 개인전이 15일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시작했다.
레일에 걸친 대형 붓에 물감을 묻히고 써레질하듯 한 번에 바닥에 놓인 캔버스에 색을 칠한다. 이런 방식을 수십번 반복하면 색색의 얇은 천을 여러 장 겹친 듯한 느낌의 '겹 회화'가 완성된다. 색을 여러 번 겹쳤는데도 밑에 깔린 여러 색이 사라지지 않고 하나하나 은은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진이 아닌 직접 봐야 매력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물감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지 않게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다.
이번 전시는 '거의 푸르른'이란 제목처럼 푸른색을 주조로 한 캔버스 작품들을 선보인다. 플렉시 글라스 위에 그렸던 작품들이 사랑받았지만, 작가는 지난해 이후에는 플렉시 글라스 작업을 중단하고 캔버스에 작업하고 있다.
장승택 작가는 2세대 단색화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선배 화가들이 말하는 단색화의 정의가 내가 생각하는 단색화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단색화에서 행위의 반복이나 수행 같은 것이 강조되지만 나는 수행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면서 "(내 작품은) 엄밀한 의미에서 좀 다른 단색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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