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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양말도 주문 중단"…관세, 미국인 일상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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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말·스타킹 수입 절반 이상이 중국산"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서로 세자릿수 관세 폭탄을 쏟아부으면서 양말과 같은 일상용품 교역도 사실상 중단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대 도매시장인 중국 저장성 이우 시장에서 미국 고객들이 사라졌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국인들이 "'퍼피 구조대'(애니메이션) 인형에서부터 파나마 모자, 장난감 저격 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사기 위해 (이우 시장에) 왔다"면서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로 인해 이제 미국 바이어들이 살만한 상품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도 이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5%까지 끌어올렸다.
이우 시장은 미식 축구장 1천개를 모아놓은 것보다 규모가 크며 이곳에 입점한 판매상은 7만5천개에 달한다.
WSJ은 미중 관세전쟁에도 현지 상인들은 다른 판로를 개척해 살아남을 것으로 자신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미국인들이 양말과 같은 일부 일상용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우 시장 내 5개 구역 가운데 4구역 1층에는 양말 코너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양말의 대부분은 '세계 양말 수도'로 불리는 인근 주지시(市)에서 생산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주지시의 한 지구에서는 연간 약 250억 켤레의 양말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양말 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국제무역센터의 '무역 지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양말·스타킹 수입의 56%가 중국산이었다.
양말은 이윤이 낮아 145%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 양말 가격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양말 제조업체들의 설명이다.
주지시에 본사를 둔 양말 제조업체 투데이비전은 매년 50만 켤레 양말을 미국에 납품해 왔는데 올해 관세가 인상되기 시작하면서 미국 시장에 대한 주문이 중단됐다고 이 업체 관계자가 전했다.
이 업체 양말 가격은 보통 켤레당 25센트 정도로, 전체 상품의 30%는 미국 시장으로 수출된다.
이우 시장의 또 다른 양말 판매업체 다자오장도 매출의 약 3분의 1을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이 업체의 한 판매 직원은 100%가 넘는 관세에는 미국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WSJ은 중국 외에 파키스탄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도 양말을 생산하고 있지만 숙련된 노동자들을 보유한 중국 업체들의 가격과 생산 속도를 따라잡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양말을 구매할 경우 더 많은 돈을 내야 할 수 있고 수백만 켤레의 양말 주문을 갑자기 다른 곳으로 돌릴 경우 생산을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khmo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