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프로와 아마추어를 총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가 16일 전국에서 펼쳐진다. K리그1(1부) 팀들이 드디어 출격한다. 일단 8개팀들이 먼저 나선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는 4팀(울산 현대, 강원FC, FC서울, 포항 스틸러스)은 16강부터 나설 수 있는 시드 배려를 받았다. 이제부터 진짜 싸움이다. 코리아컵은 '저비용 고효율'의 무대다. 우승팀에는 ACL 진출권이 주어진다. 우승 팀 성적이 K리그1 1~4위인 경우 ACL 엘리트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5위 이하면 ACL2로 향한다. 32강→16강→8강→4강→결승전, 5경기만 승리하면 우승이다. ACL 티켓에 군침을 흘리는 K리그1 팀을 비롯해, 2라운드부터 나선 K리그2(2부) 7개팀과 K3리그 6팀, K4리그 3개팀이 기적의 문에 도전장을 냈다.
3라운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매치업은 역시 연고 이전 악연으로 엮인 부천FC와 제주SK의 대결이다. 2006년 SK 축구단은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를 옮겼다. 당연히 부천 팬들은 분노했고, 2007년 부천 연고의 시민구단 창단으로 이어졌다. 두 팀은 2020년 제주가 강등되며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제주가 압도적인 전력으로 3승을 거두며, 승격에 성공했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두 팀은 무대를 코리아컵으로 바꿔, 격돌한다.
이날 경기가 주목을 받는 것은 관중 앞에서 펼치는 첫 대결이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더욱이 제주는 올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제주SK로 이름을 바꿨다. 제주가 연고를 떠나기 전 이름이 부천SK였다. 여러모로 이번 경기는 부천 팬들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는 조용한 분위기 속 칼을 가는 모습이다. 부천 관계자는 "일단 특별한 이벤트는 전해지지 않았다. 평소 보다 더 열심히 응원하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전력은 제주가 한수위지만, 분위기는 부천이 낫다. 제주는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1무3패)에 머물러 있다. 반면 부천은 3승1무1패를 달리고 있다. 강력한 공격축구로 무장한 부천은 단단한 수비를 자랑하는 제주를 상대로 이변을 꿈꾸고 있다. 제주는 로테이션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가운데, 자칫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기라는 점에서 고심이 크다. 두 팀은 16일 오후 7시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격돌한다.
또 다른 K리그1 팀과 K리그2 팀 간의 대결인 김천 상무와 수원 삼성의 경기도 관심사다. 김천은 지난 주말 수원FC에 패하며 무패행진이 깨졌지만, K리그1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K리그2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수원은 최근 2승1무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K리그1 전북 현대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프로팀들의 본격 가세 속에 K3, K4 소속 하위리그의 반란이 계속될 수 있을 지도 관심을 모은다. 2라운드에서는 16경기 중 7경기에서 하위리그 팀이 상위리그 팀을 눌렀다.
2라운드 '부산더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꺾은 부산교통공사는 수원FC와 홈에서 대결한다. 경남FC를 3대0으로 잡았던 평창 유나이티드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16강 티켓을 다툰다. 전남 드래곤즈를 3대1로 이기고 3라운드에 진출한 세종SA축구단은 FC안양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