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젊은 팀이다. 슈퍼스타 이정후-김혜성을 잇따라 미국으로 보낸 지금, 성적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사령탑의 속은 타지만, 그래서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다. 10개 구단 유일의 '외국인 타자 2명', 그리고 2년차 김윤하와 신인 정현우를 각각 3~4선발로 기용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아직 5선발을 정하지 못했다. 신인 윤현이 첫번째 기회를 받았지만 거듭 난타당하며 낙마했다. 중견 조영건도 불펜에서의 안정감을 선발에선 발휘하지 못했다.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5선발 고민은 좀더 길어질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영건은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⅓이닝만에 교체됐다. 2안타 3볼넷으로 2실점하며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홍원기 감독은 "아무래도 선발은 마음가짐이나 부담감이 선수 입장에서 더 클 수밖에 없다. 지금 3선발 김윤하도 부침이 있는 상황이라, 5선발은 여러 선수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일단 19일(고척 KT 위즈전)은 또다른 대체 자원이 선발로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타 팀에 비해 선발진의 무게감이 현저히 가볍다. 특히 5선발이 애매하다보니 젊은 3~4선발에게도 흔들림이 미친다. 코치진도 부담감이 커진다. 홍원기 감독은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인데, 형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어린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는다. 적응도 한결 수월하다. 그런데 앞에서 자꾸 무너지면 어린 선수들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잘 이겨내고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외국인 선발이 로젠버그 1명 밖에 없는 팀이다. 지난 LG 트윈스전에서 8이닝 무실점 13K 인생투를 펼치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른 시즌초다. 다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방향성만큼은 분명하다. 사령탑으로선 외국인 타자를 두 명 골라 타선에 힘을 실은 구단의 선택에 맞춰 팀을 이끌 뿐이다.
이날 키움은 외국인 타자 카디네스가 득녀를 마치고 돌아왔고, 발목 통증으로 결장하던 이주형도 라인업에 복귀했다.
카디네스는 전날밤에야 도착했지만, 휴식 없이 이날 곧바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홍원기 감독은 "지금 많이 피곤할 텐데, 팀 사정상 지명타자로 쓰기로 했다. 이주형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만큼 타선에 힘이 돼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