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염경엽 감독이 톱타자 홍창기의 파트너로 가장 신뢰뢰하는 인물은 다름아닌 문성주다. 출루율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루율이 0.411이었다. 그러나 그는 해결사 능력도 갖고 있다.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무려 3할7푼8리였다. 그리고 그 장점이 6번 타자에서 발현되고 있다.
올시즌엔 스프링캠프 때부터 허리가 좋지 않았던 문성주는 시범경기 말미에야 돌아왔고, 개막땐 대타로 나설 수 있었다. 이후 한차례 1군에서 빠져 휴식을 취하기도 했던 문성주는 최근엔 엉덩이 쪽에 종기가 생겨 100% 활동에는 제약이 있다. 그래서 현재 2번이 아닌 6번 타자로 나서고 있고 수비를 나가지 못하고 지명타자로만 출전 중.
그러나 6번타자로도 여전히 잘치고 있다. 1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서 6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0으로 앞선 8회말 1사 2,3루서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1회말 뽑은 1점으로 살얼음 리드를 하던 팀에 귀중한 추가점을 낸 것.
그것도 삼성이 자랑하는 올해 전체 3순위 신인 왼손 파이어볼러 배찬승의 직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부상으로 인해 출전이 적지만 타격 성적은 어마어마 하다. 시즌 타율이 3할9푼3리(28타수 11안타)다. 게다가 득점권에선 8타수 5안타로 타율이 무려 6할2푼5리에 이른다. 그만큼 찬스에 강하다는 의미.
문성주는 2번이 아닌 6번으로 출전하는 것에 대해 "2번 보다는 뒤에 나가니까 편한 느낌으로 뛰고 있다"면서 "득점권 상황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아서 더 편한 것 같다"라고 했다.
득점권에서 부담을 느끼는 타자들도 많은데 편하다는 의외의 답변. 문성주는 "2022년에는 득점권 상황을 겪을 때 떨렸고 삼진도 많이 당했다"면서 "그런데 점점 경험을 하다보니 이제는 괜찮을 것 같다. 컨택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득점권 상황이 오면 내가 치면 타점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임한다"라고 했다.
이날도 그랬다. "3루주자가 발 빠른 대주자 최원영이었기 때문에 공만 맞히면 3루주자가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쳤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했다.
상대 투수 배찬승은 왼손인데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5㎞에 이를 정도로 빠른 공을 자랑한다. 이날은 최고 구속이 153㎞였다. 문성주는 1B1S에서 3구째 149㎞의 낮은 직구를 공략해 2루타로 만들었다.
문성주는 "초구 슬라이더를 보고 궤적을 익혔다. 2구 직구도 봤고, 둘 다 눈에 익어서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직구 타이밍에 나갔는데 아마 슬라이더가 왔더라도 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잘치는 문성주의 걸림돌은 부상 뿐일 듯. 지난해에도 햄스트링, 옆구리 등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던 문성주는 올시즌 초에도 부상으로 100%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문성주는 "지금은 조금 괜찮아서 다행이다. 어떻게든 한시즌 동안 부상없이 뛸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