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도 고영표 좋았을 때 직접 상대해봤는데..."
KIA 타이거즈는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7회 터진 최원준의 극적 결승포로 겨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어려웠다. 선발 네일이 6이닝 무실점 완벽한 투구를 해줬지만, KT 선발 고영표도 압도적인 투구를 하며 맞섰기 때문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선발 싸움이었다.
특히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춤을 췄다. 존 한가운데로 직구처럼 오다, 뚝 떨어지니 KIA 타자들의 방망이가 '이렇게 계속 속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연신 헛돌았다. 어차피 직구-체인지업 사실상 투피치인데 체인지업만 노리고 있어도, 맞히기는 하겠다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컨택트 자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니 6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헌납했다.
고영표를 직접 상대한 최원준은 "오타니(LA 다저스)가 와도 못 칠 공이었다. 오다가 정말 갑자기 사라져버린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면 타자들의 릴레이 삼진을 바라보던 이범호 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16일 KT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고영표 선수의 공이 너무 좋았다. 경기를 준비하며 전 경기(NC 다이노스전) 영상도 봤는데 정말 좋았다"고 말하며 "나도 고영표가 좋을 때 직접 쳐봤다.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어도,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을 하는데도 나도 모르게 스윙이 나와버리는 정도다. 떨어지는 공이 잘 안 보인다고 설명해야 할까. 굉장히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2015 시즌부터 프로에서 활약했고, 이 감독은 2019년 은퇴했으니 제법 많이 상대를 해본 사이다.
이 감독은 "그러니 구속이 130km 초반대인데도, 체인지업을 던지는 걸 알고 있는데도 못 치는 것이다. 투수가 좋으면, 타자가 못 치는 건 당연하다. 올해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보인다. 공이 느리다고 무조건 다 치는 건 아니다. 특히 고영표는 스트라이크존 가장 낮은 쪽에 공을 걸치게 했다, 더 낮게 뺐다 이걸 자유자재로 하더라.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는데 ABS존에 맞춰 깊게, 깊게 정말 잘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