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큰 변화를 준건 없는데…스트라이크 비율이 올라간 게 좋았다. 아주 만족스런 투구였다."
경기를 마친 롯데 자이언츠 반즈의 표정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그는 막 7이닝을 던진 투수답지 않게 양팔에 아들과 딸을 껴안고 환한 미소로 연신 카메라를 응시했다.
반즈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 7이닝 2실점으로 쾌투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삼진 11개를 낚으며 키움 타선을 사정없이 유린했다. 최고 144㎞의 명품 슬라이더는 '좌승사자'라는 별명이 무색할 만큼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았다. 키움을 대표하는 이주형-푸이그를 비롯해 어준서, 김건희에게 각각 2번씩 삼진의 굴욕을 안겼다.
반면 허용한 출루는 단 6번(5안타 1볼넷)뿐. 2회 무사 1,3루 위기에서 푸이그 어준서 김건희를 KKK로 끊어낸 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후 5회까지 12개 연속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특히 5회에는 다시 한번 푸이그 어준서 김건희를 KKK로 돌려세웠다.
7회에는 키움 타선의 복수에 직면했다. 카디네스가 3루타를 친 뒤 내야땅볼 때 홈을 밟았고, 그 굴욕의 주인공 어준서의 안타, 김건희의 1타점 2루타로 2점째를 내줬다. 하지만 승리에는 영향이 없었다.
경기 후 만난 반즈는 "만족스런 경기였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았던 게(59:31) 좋았고, 2회 이후로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을 잘 이어갔다"고 돌아봤다.
특히 특유의 마구 슬라이더에 대해선 "좋은 투구를 하다보니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끌려나온 것 같다. 그렇게 판을 깔았다"고 자신감도 드러냈다.
체인지업은 우타자에게 집중된 반면, 슬라이더는 성명절기답게 좌우타자에게 두루 활용하는 모습. 반즈는 "상대 타자를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푸이그 어준서 김건희를 상대한 2타석 연속 KKK에 대해서는 "5회 들어가기 전에 '그 타자들을 다시 상대하겠구나' 싶었다. 계획한대로 잘 실천했다"며 기뻐했다. 지난 1승3패 부진에서 탈출한 원동력에 대해서는 "매경기 영상을 분석한다. 잘 던지던 못 던지던 모든 경기를 투수코치님과 함께 확인한다. 영상 피드백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난 경기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 팀 분위기가 좋은데, 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되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