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 "韓출마 바람직하지 않다" 여론조사 공개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도 법원서 제동…일부 캠프서 "동력 약화"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치연 박형빈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에 부정적인 여론이 공개되면서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돼오던 '한덕수 출마론'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모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7일 공개한 전국지교조사(NBS) 결과(14∼16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23.2)%를 보면,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66%였다.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한 권한대행에 대한 지지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 11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8∼10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14.9%)에서 한 권한대행은 2%를 기록했다.
14일 공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의뢰, 9∼11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 응답률 4.7%) 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48.8%),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0.9%)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8.6%로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다.
일부 국민의힘 경선 후보 캠프에서는 전날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효력을 일시 정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한덕수 출마론'의 동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동훈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출마설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선보인 정치적 행보에 대해 헌재가 '옳지 않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며 "닥친 현안이 많은데 선거판에 기웃거리는 듯한 행보에 부정적 여론이 생기며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준표 후보 캠프 측 관계자도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했는데 법원이 브레이크를 건 셈"이라며 "정치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헌재의 결정이 한 권한대행의 출마 결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 대권가도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출마는 본인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 자체만으로도 한 총리는 이미 정치를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며 "결과가 어떻든 간에 그런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정치인'으로서의 면모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경선 후보들은 이날도 한 권한대행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며 '경선 집중' 필요성을 부각했다.
한동훈 후보는 매일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한덕수 출마론'과 관련해 "경선이라는 중요하고 아주 치열한 절차는 생략하고 그냥 무임 승차할 준비를 밖에서 미리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그럼 이 경선이라는 것에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겠나. (경선을)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우리 당에서 경선 준비하고 있는 후보 중에서도 '그냥 결선으로 바로 갈게, 나도 잠깐 빠져있을게'라고 해도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홍준표 후보는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상식에 어긋난다"며 "한 대행은 탄핵당한 정부의 총리를 했다. 이 선거가 '탄핵 선거'가 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보나"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는 BBS 라디오에서 "한 대행은 지금 하실 일이 많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 문제다. 거기에 집중하시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SBS 라디오에서 "(한 대행은) 안 나오시는 게 맞고, 안 나오셔야 한다"며 "지금 국내 민생경제가 도탄에 빠져있고, 미국과의 관세 문제도 있다.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가를 위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chaew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