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율 이준서 한지훈 기자 = 미국발 관세충격으로 한국 경제 불확실성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짙어진 가운데, 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인 이른바 F4가 잇따라 해외로 출동한다.
이에 따라 매주 금요일 개최되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인 이른바 F4 회의는 내주에는 열리지 않는다.
17일 관가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최 부총리는 방문 기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만나 금융·외환 관련 이슈 뿐만 아니라 최근 한미간 현안으로 부상한 통상 이슈에 관해 협의할 계획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9∼29일 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IMF·WB 춘계회의참석을 위해 워싱턴DC로 출국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0∼26일 미국을 방문해 최근 공매도 재개 등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시장 접근성 개선 노력을 설명하고, 통상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한국 금융시장의 견조함을 강조한다.
김 위원장은 22일 미국 뉴욕에서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을 만나 통상정책을 비롯한 최근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금융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슈워츠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제 정책을 조언하는 '전략정책포럼' 위원장을 지내서 경제·금융 가정교사로 불린다. 과거 트럼프 정부가 중국, 캐나다 등과 무역 협상을 할 때 중간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부채 중심 경제에서 자본 중심 경제로 전환을 위해 23∼24일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벤처기업에 투자되는 모험자본 확대 방안도 모색한다.
23일에는 산업은행 넥스트라운드 행사에 참석, 한국 창업·벤처기업의 미국진출과 현지 자금조달 활동을 지원한다.
24일에는 세계 최대 기업벤처캐피털(CVC) 중 하나인 인텔캐피털 대표와 면담하고, 한미 벤처투자업계 간담회를 통해 벤처 투자 제도, 투자 운용 방식 등 실리콘밸리의 성공 요인과 한국 모험자본시장이 개선해 나갈 부분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4∼15일 홍콩과 중국을 방문해 금융감독당국 수장과 자본시장 선진화 및 지배구조 개선,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 안전성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14일에는 홍콩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시장과 약속한 대로 전 종목 공매도를 5년여만에 전면 재개했다"면서 "투자자가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 기준을 갖추고 이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금감원의 조사업무도 이를 감안해 합리적으로 수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주주권익 보호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과 관련, 향후 구체적 방법론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조만간 가시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다음 달 12∼14일에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최고위급(GHOS) 회의 참석차 출국한다.
F4 회의는 다음 주에는 멤버 3명 부재로 개최되지 않는다. F4 회의는 2022년 5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면서 본격 가동됐다.
이후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태영건설 워크아웃, 비상계엄 등 경제·금융 대형 이슈에 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이 직접 모여 연착륙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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