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도 결국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일까.
토트넘은 오는 18일 오전 4시(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을 치른다. 토트넘은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손흥민이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함께 오지 않았다. 그는 같이 오지 못한 유일한 선수다. 그는 몇 주 동안 발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고통이 있다"고 밝혔다.
발을 다친 손흥민의 회복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느덧 시즌 3번째 부상, 손흥민 커리어에 있어서 제일 부상이 많은 시즌이 되고 있다. 사실 손흥민은 토트넘 이적 후에 거의 매 시즌 부상을 당해왔다. 손흥민이 유리몸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만큼 혹사됐기 때문이다.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후에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하고 있고, A매치 기간만 되면 항상 국가대표팀을 위해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했다. 손흥민에게 국가대표팀은 꿈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3월 A매치 소집 당시 "대표팀은 항상 꿈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올 때마다 변함없이 그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은 어릴 적 꿈이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것은 꿈보다 더 크다. 대표팀은 내게 그런 자리고 소중한 자리이다. 최선을 다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손흥민도 관리가 무조건 필요하다는 게 증명되는 시즌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번 시즌 첫 부상은 햄스트링이었다. 1달 정도 결장했던 손흥민은 복귀전에서 맹활약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한 것처럼 보였지만 부상이 바로 재발돼 또 1달 정도를 쉴 수밖에 없었다. 햄스트링 부상이 종종 있었던 손흥민이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재발한 적은 토트넘 이적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번 부상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을 보면 프랑크푸르트전에 다친 게 아닌 것처럼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몇 주 동안 손흥민이 발 문제로 고생했다. 잘 극복해내고 있었지만 지난 며칠 동안 정말 아파했다"고 설명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손흥민이기 때문에 이제 부상 회복에 있어서 속도가 20대 시절처럼 빠르지 않은 것이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 제일 중요한 경기에서 손흥민을 데리고 올 수가 없었다.손흥민이 혹사될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지만 이제는 정말 관리를 해줄 수밖에 없는 시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선수마다 케이스는 다 다르지만 한국 축구는 전설적인 선수들을 빨리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 박지성, 기성용 등 여러 선수들이 30대 초반에 국가대표 은퇴했다. 각자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몸이 버텨주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정들이었다.
손흥민이 앞으로 언제까지 현역으로 뛸 것인지는 선수 본인만 알겠지만 몸이 성한 곳 하나 없을 것이다. A매치 133경기를 뛰는 동안 고생이란 고생을 다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반드시 필요한 2026년 월드컵과 2027년 아시안컵까지 함께 가기 위해선 남은 1년 동안 선수를 잘 관리해야 한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