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탈리아 공격수 안드레아 콤파뇨가 또 전북 현대를 구했다. 16일 K리그2 안산과의 코리아컵 3라운드 경기, 0-0이던 연장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이변 제물로 전락할 팀을 구했다.
올해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은 콤파뇨는 K리그1(6경기 4골)과 코리아컵(1경기 2골), 아시아챔피언스리그2(ACL2·2경기 2골) 총 9경기를 뛰었다. 3개 대회에서 총 8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골에 육박하는 득점력을 보였다. 한때 이탈리아 대표팀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뛰어난 결정력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 동안 팀에 녹아들면서 중심 자원으로 거듭난 적응력도 돋보인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올 시즌 전북이 이룬 성공 중 하나로 '콤파뇨 영입'을 꼽을 만할 정도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순 없다. 콤파뇨가 잘 할수록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전북이다. 최전방 자원 중 콤파뇨 외에 골맛을 본 선수는 박재용 뿐이다. 이런 박재용도 올해 득점이 지난달 25일 포항 스틸러스전 단 1골 뿐이다. 컨디션 난조로 출전과 제외를 반복 중인 에르난데스, 티아고는 여전히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윙어 전진우가 리그 3골로 콤파뇨의 뒤를 잇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콤파뇨의 대안으로 여기기엔 무리가 있다. 부상, 징계 등의 변수로 콤파뇨가 빠지게 되면 전북은 최전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올 시즌 전북 공격은 측면 활용과 포스트 플레이로 요약된다. 좌우 측면이 중심이 돼 최전방 콤파뇨의 높이를 활용해 효과를 보는 케이스들이 많았다. 다만 이렇다 보니 콤파뇨에 대한 상대 수비진의 집중견제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전북 공격의 위력은 그만큼 감소됐다.
거스 포옛 감독은 최근 공격 활용에 비해 수비 가담력이 떨어지는 이승우를 후반 조커로 활용해 재미를 봤다. 빌드업 과정을 간결하게 가져가면서 전진패스는 상대 뒷공간을 활용하는 형태로 변화를 택했고, 압박 강도를 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다만 여전히 수비라인을 내려서는 상대 팀에는 쉽게 공격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를 거듭하며 전술은 조금씩 수정되고 있지만, 완전체로 가는 길은 멀어 보인다.
결국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올 시즌 상대적으로 출전 빈도가 적은 외국인 선수들이 정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포옛 감독이 선수단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던 부분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전북이 결단을 내린다면 콤파뇨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대안도 마련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