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최강 명마들이 한판승부를 펼친다.
20일 렛츠런파크 서울 8경주로 치러질 제24회 YTN배(G3, 2000m, 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2억7500만원)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월 헤럴드경제배에 이은 스테이어 시리즈 두 번째 관문인 이번 경주는 3세 이상 장거리 마필들들이 나선다. 특히 올해는 일본 경주마인 '유메노호노오'도 원정길에 올라 활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테이어 시리즈의 중간 관문인 YTN배는 '클린업조이', '청담도끼' 등 당대 최고 명마들을 배출한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 전년도 우승마는 얼마 전 김혜선 기수와 두바이 원정에 도전하고 돌아온 '글로벌히트'다. 당시 결승선 직전 역전에 성공해 코차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글로벌히트'에 추월을 허용했던 '투혼의반석'을 비롯해 '스피드영', '볼트맨', '마이티굿', '티즈바로우즈' 등 전년도 출전마들이 설욕을 다짐하며 출전등록을 마친 상태다.
▶글로벌히트(17전 10/3/1, 레이팅 114, 한국 수 5세, 갈색, 부마 투아너앤드서브, 모마 태미즈빅트리스, 마주 김준현, 조교사 방동석)
2년 연속 챔피언의 자리를 노리며 올해도 출전을 예고한 글로벌히트. 레이팅 114로 출전등록을 마친 총 15두 중 최고 레이팅을 자랑한다. 지난달 2일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서 펼쳐진 '알 막툼 클래식'에 출전해 3위를 기록하며 한국경마의 위상을 높인 바 있다. 국내 복귀 후 첫 경주로 선택한 YTN배에서 다시 한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국내 최고 경주마로서 존재감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3년 6월 이후 출전한 12번의 대상경주 중 무려 7번의 우승을 가져간 글로벌히트가 이번 YTN배에서 1승을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너트플레이(21전 7/2/3, 레이팅 105, 한국 수 5세, 흑갈색, 부마 컬러즈플라잉, 모마 스페이스셔틀, 마주 조현영, 조교사 최영주)
일반경주에서는 심심치 않게 1위를 가져갔지만, 대상경주 우승경험은 많지 않다. 2023년 9월 일간스포츠배(L) 우승이력이 유일하다. 하지만 작년 헤럴드경제배에서 너트플레이는 결코 만만치 않은 존재임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주전개를 보여주었다. 경주 후반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추입에 성공하며 선두인 글로벌히트를 위협했다. 단 0.1초의 차이로 2위를 차지했지만 그날 보여준 저력은 많은 경마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방'이 있는 경주마인만큼 그간 축적된 경주경험과 노하우를 이번에 터트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이번 YTN배에는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온 조재로 기수와 함께 출전을 예고했다. 이번 대상경주에서 너트플레이가 경주마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와 응원이 모아지고 있다.
▶유메노호노오(23전 18/3/0 레이팅 101, 일본 수 5세, 갈색, 부마 배틀플랜, 모마 텔레오토그래프, 마주 스다 야스유키, 조교사 다나카 마모루)
일본 고치경마장을 주무대로 하는 경주마. 2023년 고치경마장 트리플크라운 달성, 18승 중 12연승을 달성하는 등 중앙경마 진출도 노려볼 만한 실력파다. 현재까지 총 수득상금은 1억5186만엔(약 15억2000만원)으로 38억원을 넘긴 '글로벌히트' 등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지만 일본 지방경마의 낮은 상금수준을 고려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단거리에서 중장거리까지 거리와 무관하게 다양한 우승경력을 가진 말이지만 특히 장거리에 강하다는 평가. 이번 YTN배에서 그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마인 '배틀플랜'을 거쳐 그의 혈통을 쭉 거슬러 올라가보면 고조할아버지가 바로 '미스터프로스펙터'다. '네이티브댄서'의 손자이기도 한 '미스터프로스펙터'는 현대 더러브렛 경주마 혈통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전세계 G1경주 우승마의 75%가 그의 혈통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킹카메하메하', '시킹더골드', '두바위' 등의 유명 경주마들이 일명 '미스터 프로스펙터계'로 불리며 전세계 경마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엑톤파크'가 같은 계통으로 '미스터파크', '트리플나인' 등 명마배출로 이어지며 명성을 증명해 보였다. 경마가 혈통의 스포츠인만큼 '유메노호노오'의 금수저 혈통을 들여다보는 것도 경주 분석의 묘미가 되겠다. 기승예정 기수는 요시하라 히로토로 작년 코리아컵에서 라이트워리어에 기승해 4착을 기록한 바 있으며 현재 유메노호노오에 연속 8회 기승중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