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대구 가스공사는 억울하다. 수원 KT도 내심 억울하다. KBL 심판진도 할 말이 있다.
가스공사와 KT의 6강 시리즈. 극에 달한 신경전의 실체다.
2승1패, KT의 우세로 진행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선전을 하고 있다. 앤드류 니콜슨이 1, 2차전 허리 부상으로 결장. 하지만 유수 은도예의 대체 카드로 영입된 만콕 마티앙이 예상 밖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차전을 예상을 뒤엎고 잡아냈다. 2, 3차전에서 패했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좋았다. 특히 1~3차전 모두 외국인 선수 1명만 뛰는 상황이라 가스공사의 선전은 더욱 눈부시다.
단, 가스공사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는 판정에 불만이 많다.
2차전이 기점이었다. 초반 정성우, 벨랑겔에게 파울이 쌓였다. 마티앙이 박준영의 거친 파울에 발목이 돌아갔다. 일반 파울로 불렸다. 허 훈의 8초 바이얼레이션이 불리지 않았다. 벨랑겔의 마지막 돌파가 파울로 불리지 않고 오심이 됐다. 6강 시리즈 분수령인 2차전 막판 승부처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오심이 나왔다. 결국 3차전 불만이 터졌다. 정규시즌 얌전했던 강 혁 감독이 심판진에 거친 항의를 했다.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으면서 퇴장을 당했다.
강 혁 감독은 "벨랑겔의 세번째 파울에 2차전이 오버랩됐다. 2차전이 끝난 뒤 벨랑겔에게 팔을 끼는 행위에 대해서 파울을 불겠다는 KBL 심판부의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벨랑겔이 일찍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쌓인 게 터졌다"고 했다.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하다.
KT는 허 훈을 제외,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가스공사에 고전한다. 1, 2차전은 해먼스가 극도로 부진했고, 3차전에서는 외곽이 말을 듣지 않았다. 3차전 16번째 허 훈의 3점슛이 첫 외곽포였다.
허 훈은 빛났다. 홀로 고군분투했다. 극심한 저득점 상황에서 허 훈은 고감도 미드 점퍼로 경기를 지배했다. 냉정했고, 에이스다웠다. 단기전, 크랙의 모습을 보였다.
단, KT는 여전히 경기력이 좋지 않다. 송영진 KT 감독은 "정말 경기력이 저조해서 너무 고민스럽다"고 말할 정도였다.
KT 프런트도 내심 억울하다. 마치 '피해자' 가스공사에 잠재적 '가해자'로 비춰지는 이미지 때문이다. KT 한 관계자는 "박준영이 의도적으로 2차전 파울을 한 것은 아니다. 일반 파울로 불려서 더욱 비난을 받는다. 차라리 U파울을 받았다면 나았을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정말 만만치 않은 상대다. 투혼은 놀랍다. 하지만, 판정이 유리해 이겼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 1차전 막판 가스공사도 판정 덕을 본 부분이 있다"고 했다. KT는 그래서 내심 억울하다.
KBL 심판진도 유감스럽다. 유재학 심판 본부장은 "일부에서는 KBL이 KT에 밀어준다는 극단적 말들도 있다. 하지만, 말도 안된다. 양팀 모두에게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서 보고 있고, 실수에 대해서는 겸허히 인정하려 한다"고 했다.
2차전 허 훈의 8초 바이얼레이션을 현장에서 놓쳤다. 하지만, 0.1초의 찰나의 순간이었다. 현장에서 판독이 쉽지 않았다.(비디오 판독을 해야 했다는 의견도 있다)
가스공사와 KT의 경기는 매우 거칠다. "정말 저득점의 끈적한 경기"라고 말한 허 훈의 말처럼, 두 팀은 수비에 사력을 다한다. 이 경우, 판정이 정말 쉽지 않다. 게다가 양팀 모두 판정에 민감해 있는 상황이다.
3차전 강 혁 감독 퇴장의 빌미가 됐던 벨랑겔의 3반칙 상황. 카굴랑안과 벨랑겔이 범핑 경합 중이었고, 벨랑겔이 밀려 넘어졌다. KT 스크리너가 넘어졌다. 카굴랑안의 파울성 동작도 있었지만, 벨랑겔의 파울 지적도 이해가 간다.
2차전의 경우, 양팀의 과열 양상을 막기 위해 핸드 체킹에 전반 엄격했던 부분도 있었다. 이 부분도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신경전이 과열될 수록 가스공사와 KT의 6강 시리즈는 흥미롭다. 4차전 어떤 변수가 발생할까. 결국 이 변수를 다스리는 팀이 승자가 된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