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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뛰는 팀에 미래는 없다" 챔스왕 레알의 예견된 몰락, 아스널보다 8.5km 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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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유없는 탈락은 없다.

레알 마드리드가 21년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탈락한 원인 중 하나로 부족한 활동량이 꼽힌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가 보도한 유럽축구연맹(UEFA) 활동거리 데이터에 따르면, 레알은 17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UCL 8강 2차전 홈경기에서 총 107.5km를 달렸다. 116km를 뛴 아스널보다 8.5km 적다.

레알은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선 아스널보다 12.7km 적은 113.9km를 뛰었다. 활동량이 많은 선수 한 명이 덜 뛴 셈이고, 이 활동거리 부족 현상은 참사로 귀결됐다. 아스널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에게 프리킥 두 방을 맞은 레알은 0대3으로 패했다.

2차전에선 좁혀진 활동거리 차이만큼 경기 내용도 팽팽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3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1대2로 졌다. 레알은 1, 2차전 합산 1대5로 5년만에 챔스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디펜딩 챔피언 레알이 UCL 8강에서 패한 건 2004년 이후 21년만이다.

'스타군단' 레알이 올 시즌 UCL에서 상대팀보다 더 많이 뛴 경기는 단 한번 뿐이다. 조별리그 아탈란타전에서 상대보다 0.7km 많은 115.6km를 달렸다. 그 외 릴, 밀란, 리버풀,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아스널전에서 줄줄이 패하며 단일시즌 구단 최다패(6) 기록을 경신했다.

3골차를 뒤집어야 했던 레알은 8강 2차전에 나선 8개팀 중 활동거리가 두 번째로 적었다. 파리생제르맹과 애스턴빌라는 각각 114.4km와 119.6km,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 바르셀로나는 각각 123.4km와 117.1km, 인터밀란과 바이에른뮌헨은 각각 117.8km와 113.8km를 뛰었다. 인터밀란이 근소한 차이로 8개팀 중 활동거리가 가장 적었지만, 높은 집중력으로 뮌헨을 합산 4대3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이날 패배가 '안첼로티 시대의 종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인 출신 저널리스트 기옘 발라게는 'BBC'에 "안첼로티 감독의 역할은 라커룸의 조화를 유지하고, 레알이 어떤 경기에서든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전까진 그 믿음이 효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올 시즌엔 그러한 접근법이 한계를 드러냈다. 레알은 큰 경기에서 상대보다 적은 양을 뛰었고, 아르다 귈러, 브라힘 디아스, 심지어 엔드릭 등 백업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핵심 선수들에게 부담이 가중되었고, 그 선수들은 지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쳐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2021년 레알 사령탑으로 재부임한 안첼로티 감독은 2026년까지 계약이 되어있다.

이번 대회 4강은 아스널(잉글랜드)-파리생제르맹(프랑스), FC바르셀로나(스페인)-인터밀란(이탈리아) 대결로 좁혀졌다. 아스널과 파리생제르맹은 최초 우승을 노리고, 인터밀란은 2010년 이후 15년 만에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 시절인 2015년 마지막 우승 이후 6번째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