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FA는 되고 방출생은 안 된다 → 고효준 '1억짜리 육성계약' 내막은

by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베테랑 좌완' 고효준(42)을 영입했지만 바로 쓸 수가 없다. 일단은 육성선수로 등록해야 하는 까다로운 규약 때문이다.

두산은 17일 고효준과 총액 1억원(연봉 8000만원, 인센티브 2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 중인 선수를 시즌 도중에 영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급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두산이 고효준을 실전에 투입하려면 거의 2주는 기다려야 한다.

두산은 고효준과 육성선수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고효준은 '방출된 자유계약' 신분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SSG 랜더스가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할 때 고효준을 넣지 않았다. 흔히 '방출됐다'고 표현한다.

자유계약선수는 FA(프리에이전트)선수와 다르다. 서비스타임을 모두 채우고 FA 자격을 얻은 선수에 비해 일종의 제약이 따른다.

KBO리그 규약은 '보류되지 않은 선수'에 대해서 '구단은 제1항의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를 보류선수 명단 공시일로부터 1년간 소속선수 및 육성선수로 등록할 수 없으며, 원 소속구단 외 타구단이 당해 선수와 선수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을 체결한 구단은 1월 31일까지 소속선수로 등록하여야 한다'고 정해놓았다.

시즌 후 방출한 선수에 대해서 원 소속팀은 최소 1년 동안 계약할 수 없다는 뜻이다. 동시에 다른 팀이 그 선수를 정식으로 쓰려면 1월 31일까지 등록해야 한다.

두산과 고효준의 경우 1월 31일이 지났기 때문에 '육성선수' 계약만 가능했다. 육성선수는 5월 1일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

매우 공교로운 상황이기는 하다. 고효준이 소위 말하는 'FA 미아'였다면 1군에서 바로 뛸 수 있다. 또한 고효준 계약이 5월 1일 이후에 이루어졌어도 즉각 1군 출전이 가능하다. 지난해 삼성 송은범의 경우 7월 25일 육성선수 등록 후 7월 31일 1군 엔트리에 진입했다.

다만 두산은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고효준은 최근 입단 테스트를 통해 147km까지 던지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실전 감각이 무뎌진 상태다. 센터에서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과정이 어차피 필요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