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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이지만 참아, 더 오래 봐야 할걸" 포스테코글루, 달라진 경질 위상→작심 되치기 발언…"나는 어제와 똑같은 감독"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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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벼랑 끝으로 내몰린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기사회생했다.

토트넘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체 방크 파크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와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에서 손흥민의 부상 공백에도 1대0으로 승리했다.

홈 1차전에서 1대1로 비긴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2대1로 승리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 상대도 결정됐다. 노르웨이의 보되/글림트다. 보되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라치오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보되는 이날 2차전 원정에서 1대3으로 패했다. 1, 2차전 합계 3대3이 됐고, 승부차기에서 운명이 결정됐다. 보되가 3-2로 승리했다. 보되는 노르웨이 팀으로는 최초로 UEL 4강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토트넘은 5월 2일에서 홈에서 4강 1차전, 9일 원정에서 2차전을 치른다.

프랑크푸르트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단두대 매치'였다. 4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경질 가능성이 강력하게 제기됐다. 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흔들리진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결전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 내일 경기가 있는데, 내가 그것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런 것들에 대해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중요한 것은 이 경기가 이 선수들과 이 축구 클럽이 모든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는 것이다. 그 외에는, 특히 나에 관해서라면,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혀 신경 안 쓴다. 정말 신경 안 쓴다. 아무런 부담도 없고, 불안함도 없다. 나는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반전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독일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다. 그의 자리는 마티스 텔이 대신했다. 페널티킥 한 방에 희비가 엇갈렸다. 도미닉 솔란케는 전반 43분 제임스 매디슨이 몸을 던지는 투혼 끝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2023년 7월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끄는 팀마다 2년 차에 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토트넘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그 여정은 유효하다. 유로파리그가 유일한 희망이다.

토트넘은 2월 카라바오컵(리그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15위로 떨어졌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동안 무관이다. 유럽대항전의 경우 1983~1984시즌 UEL 전신인 UEFA(유럽축구연맹)컵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41년 만의 정상을 노리게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여유를 찾았다. 그는 "우리 팬들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늘 승리가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나는 어제와 똑같은 감독이다. 선수들은 한 번도 믿음을 잃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 업적을 비웃고 깎아내리기를 좋아하지만, 그건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며 "상관없다. 신경도 안 쓰고, 내가 하는 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내게 중요한 건 항상 라커룸이다. 그건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선수들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믿는 데 있어 매우 단결해 있었다. 그것이 제가 처음부터 용기를 낸 이유다. 만약 몇몇 선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하는 데 있어서 운이 따른다면, 나는 이 팀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그것이 나를 계속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며 "그들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어려운 시즌을 보낼 때는 그게 중요하지만, 동시에 기회의 시즌이기도 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뼈있는 말'도 던졌다. 그는 "불행히도 여러분 중 많은 분들은 좀 더 오랫동안 나를 참아주셔야 할 것 같다"고 저격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또 한번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