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개인 성적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다만..."
극적인 홈런으로 막힌 혈이 뚫린 줄 알았다. 하지만 확실하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타율이 겨우 2할을 갓 넘고 있는 상황. KIA 타이거즈 최원준의 '예비 FA' 시즌은 어떻게 흐를 것인가.
최원준의 2025 시즌이 힘겹다. 20경기 타율 2할6리 2홈런 3타점 2도루. 극심한 부진이다. 개막 직후에는 개막전 멀티히트 포함, 3번의 멀티히트 경기를 하는 등 감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4월 들어 완전히 무너졌다. 4월 타율 1할5푼.
15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극적 결승포로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막힌 혈이 뚫리는 듯 했다. 최원준 본인도 "지난 주말부터 준비하던 게 있었는데, 잘 이뤄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16일 KT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기세를 잇지 못했다. 17일 KT전은 안타, 타점이 있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무사 2, 3루 찬스에서 내야 땅볼로 힘겹게 얻은 타점이었다.
최원준은 올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그동안의 커리어를 봤을 때, 외야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잘 해야 하는 시즌이다. 그래서 더 부담일까.
최원준은 시즌 초 부진에 대해 "아무래도 팀이 계속 성적이 안좋고,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오다보니 신경이 쓰였다. 나도 이제 중간 연차다. 뭔가 팀을 위해 해야한다는 마음에 부담이 있었다. 내가 못해도, 팀만 잘 되면 그냥 묻혀갈 수 있는데 내 스스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이어 "나 때문에 진 경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어린 선수들도 많이 뛰는 상황에서, 내가 중요할 때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나도 어린 선수들과 비슷하게 멍하니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찬스도 많이 왔는데, 거기에 쫓기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 성적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최원준은 "올해는 내 개인 성적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데 팀이 자꾸 어렵게 가니, 나도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형들도 계시지만, 나도 어느정도 역할을 해야하는데 그걸 못하니 답답했다. 그래서 머리도 짧게 잘랐다"고 덧붙였다.
최원준은 "감독님, 코치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서)건창이형도 조언을 해주신다. 다들 공통된 부분이다. 자세한 건 공개할 수 없지만, 그런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도 "최원준은 괜찮아질 거다. 뭔가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잘 될 거니 힘 내라고 얘기해줬다. 타격 코치님들께서 타이밍에 관해 얘기해주실 건데, 본인이 풀어보려고 한다. 벤치에서 파이팅도 더 하고. 많이 뛰어다녀준다. 뭔가 해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있으니 괜찮다"고 격려했다. 이어 "나도 현역 시절 안 될 때 생각들을 얘기해줬다. 최원준도 그 부분을 말했다. 내가 보는 부분, 선수가 보는 부분, 서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선수들과 대화하고, 부담 없이 경기 치를 수 있게 하는 게 내가 해야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