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정부가 2011년 처음 발표한 '디지털 교과서 개발' 정책을 입안하는 등 교육에 기술을 접목하려고 애쓴 천세영(千歲英) 충남대 명예교수가 지난 18일 오후 7시32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9일 전했다. 향년 69세. 고인은 최근 추자도에서 낙상 사고를 당한 뒤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 제주 추자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배재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81∼1986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교육연구 담당 1급 간사를 거쳐 대학원 졸업 후인 1986∼1997년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과 연구팀장으로 일했다. 1995년 서울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7년부터 충남대 교육학과에서 가르쳤다. 1995년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당시 OECD 교육통계자문관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보화팀장을 맡아 국가교육통계센터를 설치하고, 교육통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교육 재정과 교육 통계, 사교육 문제 등을 연구했다.
2003년 대통력직 인수위 자문위원, 2003∼2005년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2008년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상임자문위원과 대통령 교육비서관을 거쳐 2009∼2011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으로 일했다. 당시 국가정보화전략위원을 맡아 2011년 6월29일 정부의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 입안을 이끌었다.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은 '2015년까지 모든 초중고 교과의 종이 교과서를 대체할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책은 정권 교체 후 표류하다가 당시 당시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다시 교육부장관이 된 뒤 'AI 디지털교과서'라는 형태로 추진됐다. 고인은 스마트교육 추진을 위해 스마트교육학회를 만들어 회장을 지냈다. 2022년 9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기도 했다.
저서로 '정보사회교육론'(1999), '한국교육과 교육재정연구'(2001), '스마트교육혁명'(2012) 등이 있다.
고인에 앞서 KERIS 원장을 지낸 곽덕훈 전 EBS 사장은 "보통 교육학자들이 테크놀로지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은데 고인은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우리 교육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분"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윤현순씨와 2녀(천경은·천예은)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하고, 19일 오후부터 21일 밤까지 조문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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