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멀티히트를 뿜어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을 때렸다. 이정후의 3차례 출루에도 불구, 샌프란시스코는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정후는 지난 1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이후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타율 0.361(72타수 26안타), 3홈런, 14타점, 19득점, 8볼넷, 12삼진, 3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53, OPS 1.073을 마크했다.
NL에서 타율 2위, 안타 4위, 득점 4위, 출루율 7위, 장타율과 OPS 각 2위에 랭크됐다. 2루타 10개는 여전히 양 리그를 합쳐 1위다.
이정후는 팀의 20경기에서 26안타를 쳐 올시즌 211안타를 때릴 수 있는 페이스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만들어냈다. 2사후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에인절스 좌완 선발 타일러 앤더슨의 초구 바깥쪽 높은 코스로 날아든 88.1마일 높은 직구에 기습적으로 배트를 갖다 대 3루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에인절스 3루수 루이스 렌히포가 오른쪽으로 시프트해 타구를 어찌해 볼 상황이 아니었다.
이어 맷 채프먼이 볼넷을 골라 2루까지 간 이정후는 윌머 플로레스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0-2로 뒤진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깨끗한 안타를 쳐 두 타석 만에 시즌 8번째 멀티히트 게임을 완성했다.
1사후 엘리엇 라모스가 우중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윌리 아다메스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돼 2사 1루. 이어 이정후는 이번에도 앤더슨의 초구를 공략했다. 89.4마일 직구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자 가볍게 밀어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2사 1,2루 찬스를 잡은 샌프란시스코는 채프먼이 삼진을 당해 만회점을 올리지 못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강한 타구를 날렸으나, 야수 정면이었다. 볼카운트 1B1S에서 앤더슨의 3구째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드는 89.2마일 직구를 걷어올려 타구속도 99.6마일의 빨랫줄 타구를 터뜨렸지만, 뒷걸음질 친 중견수 조 아델에 잡혔다. 비거리 348피트.
8회 2사후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완 라이언 제퍼잔을 상대로 투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볼 4개를 연속으로 골라 출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로간 웹이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4안타 2실점(1자책점)의 호투를 펼쳤음에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영봉패를 당했다. 에인절스 선발 타일러 앤더슨은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13승7패를 마크한 샌프란시스코는 NL 서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선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5승5패)에는 2경기차, 2위 LA 다저스(15승6패)에는 1.5경기차가 됐다.
한편, MLB.com은 이날 '바람의 손자가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무대를 접수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정후를 집중 조명하며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기사를 쓴 앤서니 카스트로빈스 기자는 '그의 아버지 이종범은 KBO에서 2번의 MVP, 6번의 골든글러브, 13번의 올스타, 2번의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압도적인 리드오프 존재감으로 바람의 아들로 불렸다'고 소개한 뒤 '6년 1억1300만달러에 입단한 이정후는 파워보다는 컨택트 히팅에 주력하고 발목 수술을 경험이 있어 자이언츠의 절실함 때문에 오버페이를 받은 선수로 인식됐으나, 올해 우리는 자이언츠가 오랫동안 찾고 있던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는지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자는 '완전히 건강을 되찾은 이정후는 시즌 초 가장 유쾌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이언츠에서 MVP 후보로 군림하고 있다'며 '그는 MLB에서 낮은 순위로 상위층에 속하는 헛스윙률과 향상된 배럴 비율로 타격왕 후보로 각광받으며, 파워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발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많은 투수들이 그가 이전에 상대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금 활약은 무척 놀랍다. 공을 맞히는 기술이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지 잘 나타난다"며 이정후의 컨택트 히팅 능력을 극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