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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력 잃은 韓경제…첫 '네 분기 연속 0.1% 이하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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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정체 또는 뒷걸음치고 있다.
성장률이 역대 처음으로 4분기에 걸쳐 0.1%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잠재성장률 자체가 2% 안팎 수준까지 떨어진 데다, 외부 요인 등으로 수출이 휘청일 때 경기를 대신 받쳐줄 소비·투자 등 내수 체력조차 너무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정치 불안과 재정 건전성 이슈 등 탓에 충분한 재정정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 -0.228%→0.1%→0.066%→0% 안팎…1년째 정체·후퇴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예고대로라면 24일 공개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를 밑돌거나, 플러스(+)를 유지한다고 해도 0.1% 이하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분기 -0.228%, 3분기 0.1%, 4분기 0.066%에 이어 네 분기째 0.1%를 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의 성장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20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통계가 존재하는 1960년 이후 우리나라 분기 성장률이 이렇게 장기간 0.1% 이하에 머문 적은 없었다.
2022년 4분기(-0.452%)에 민간소비 감소와 수출 증가세 둔화가 겹쳐 역성장했지만 곧바로 2023년 1분기(0.44%)에 반등해 작년 1월(1.3%)까지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발생 충격으로 2020년 1분기(-1.286%)와 2분기(-2.74%) 연속으로 뒷걸음쳤지만, 3분기(2.209%)에 성장세를 회복한 뒤 ▲ 4분기 1.574% ▲ 2021년 1분기 1.543% ▲ 2분기 1.344% 등 네 분기에 걸쳐 1∼2%대를 이어갔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3.374%를 기록한 후에도 ▲ 2009년 1분기 0.264% ▲ 2분기 1.352% ▲ 3분기 3.051%로 튀어 올랐다.
외환위기 때조차 경제 충격의 골은 깊었지만, 반등과 회복이 뒤따랐다.
1997년 4분기(-0.611%)부터 1998년 1분기(-6.714%)를 거쳐 2분기(-0.78%)까지 세 분기 역성장 이후 3분기(1.957%), 4분기(2.493%), 1999년 1분기(3.106%), 2분기(4.338%) 등 최고 4%가 넘는 분기 성장률이 이어졌다.

┌─────────────────────────────────────┐
│ 한국 실질GDP 분기 역성장 후 성장률 추이 (단위:%) │
│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
├─────┬────┬────┬────┬──────┬────┬────┤
│ 연/분기 │ 2024/2 │ 2024/3 │ 2024/4 │2025/1 예상 │ │ │
├─────┼────┼────┼────┼──────┼────┼────┤
│ 성장률 │ -0.228│ 0.1│ 0.066│ 0% 안팎│ │ │
├─────┼────┼────┼────┼──────┼────┼────┤
│ 연/분기 │ 2022/4 │ 2023/1 │ 2023/2 │ 2023/3 │ 2023/4 │ 2024/1 │
├─────┼────┼────┼────┼──────┼────┼────┤
│ 성장률 │ -0.452│ 0.44│ 0.551│ 0.753│ 0.455│ 1.3│
├─────┼────┼────┼────┼──────┼────┼────┤
│ 연/분기 │ 2020/1 │ 2020/2 │ 2020/3 │ 2020/4 │ 2021/1 │ 2022/2 │
├─────┼────┼────┼────┼──────┼────┼────┤
│ 성장률 │ -1.286│ -2.74│ 2.209│ 1.574│ 1.543│ 1.344│
├─────┼────┼────┼────┼──────┼────┼────┤
│ 연/분기 │ 2008/4 │ 2009/1 │ 2009/2 │ 2009/3 │ 2009/4 │ 2010/1 │
├─────┼────┼────┼────┼──────┼────┼────┤
│ 성장률 │ -3.374│ 0.264│ 1.352│ 3.051│ 0.732│ 2.343│
├─────┼────┼────┼────┼──────┼────┼────┤
│ 연/분기 │ 1997/4 │ 1998/1 │ 1998/2 │ 1998/3 │ 1998/4 │ 1999/1 │
├─────┼────┼────┼────┼──────┼────┼────┤
│ 성장률 │ -0.611│ -6.714│ -0.78│ 1.957│ 2.493│ 3.106│
└─────┴────┴────┴────┴──────┴────┴────┘

◇ "가계부채·PF 등에 취약한 내수, 경기방어 불가…재정·통화정책 여력도↓"
과거와 달리 한국 경제가 1년 가까이 0% 안팎의 저조한 성장률에 머물며 살아나지 못하는 현상은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다.
저출생·고령화와 혁신 부족에 따른 생산성·효율성 저하 등으로 경제적 '실력'인 잠재성장률 자체가 낮아졌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2000년대 초반 5% 안팎에 이르던 잠재성장률이 2010년대 연평균 3% 초중반, 2016∼2020년 2% 중반을 거쳐 최근 2%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더구나 현재 추세가 개선 없이 이어질 경우 잠재성장률은 ▲ 2025∼2029년 연평균 1.8% ▲ 2030∼2034년 1.3% ▲ 2035∼2039년 1.1% ▲ 2040∼2044년 0.7% ▲ 2045∼2049년 0.6%까지 계속 하락할 것으로 경고했다.
여기에 지나치게 많은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으로 건설 등의 투자도 짓눌려 전반적으로 내수가 너무 허약해진 상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 등으로 내수의 기초체력 자체가 취약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을 때 과거처럼 내수가 받쳐주는 방어가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정 건전성 이슈 탓에 재정의 경기 조절 능력도 기대하기 어렵고, 통화정책을 통한 금리 인하 여력 역시 환율 위험 등으로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 42개 기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 1.4%…최저 0.7%도
한국 경제의 이런 한계가 드러나면서, 국내외 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 눈높이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달 10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42개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41% 수준이다. 한은의 2월 예상치(1.5%)보다 낮다.
0%대 성장률을 점치는 기관들도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0.7%), 캐피탈 이코노믹스(0.9%), 씨티그룹(0.8%), 하이투자증권(0.8%), IM증권(0.8%), ING그룹(0.8%), JP모건(0.7%) 7개 기관이 한국 경제가 올해 1%도 채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SC)는 성장률이 가까스로 1%에 턱걸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10개 기관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본 것이다.
한은도 다음 달 전망치를 상당 폭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2월 전망 당시 비관적 관세전쟁 시나리오에서 올해 성장률을 1.4%로 봤지만, 한은 스스로 "실제 미국 관세정책이 예상보다 더 세다"고 평가한 만큼 5월 전망치는 그보다 낮아져서 1%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
│ 국내외 기관 한국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단위: %) │
│ ※블룸버그 4월 10일 조사 기준 │
├─────────────────┬───────────────────┤
│ 기관 │ 한국 2025년 성장률 전망치 │
├─────────────────┼───────────────────┤
│Allianz SE │ 2.1│
├─────────────────┼───────────────────┤
│Bank of America Merrill Lynch │ 1.5│
├─────────────────┼───────────────────┤
│Barclays │ 1.3│
├─────────────────┼───────────────────┤
│Bloomberg Economics │ 0.7│
├─────────────────┼───────────────────┤
│BNP Paribas │ 1.6│
├─────────────────┼───────────────────┤
│Capital Economics │ 0.9│
├─────────────────┼───────────────────┤
│Citigroup │ 0.8│
├─────────────────┼───────────────────┤
│Credit Agricole CIB │ 1.6│
├─────────────────┼───────────────────┤
│DBS Group │ 1.7│
├─────────────────┼───────────────────┤
│DekaBank Deutsche Girozentrale │ 1.3│
├─────────────────┼───────────────────┤
│Deutsche Bank │ 1.4│
├─────────────────┼───────────────────┤
│Erste Group Bank │ 2.2│
├─────────────────┼───────────────────┤
│Fitch Ratings │ 1.3│
├─────────────────┼───────────────────┤
│Fitch Solutions │ 1.7│
├─────────────────┼───────────────────┤
│Goldman Sachs Group │ 1│
├─────────────────┼───────────────────┤
│HI Investment & Securities Co Ltd │ 0.8│
├─────────────────┼───────────────────┤
│HSBC Holdings │ 1.4│
├─────────────────┼───────────────────┤
│iM Securities Co Ltd │ 0.8│
├─────────────────┼───────────────────┤
│IMA Asia │ 1.4│
├─────────────────┼───────────────────┤
│ING Group │ 0.8│
├─────────────────┼───────────────────┤
│JPMorgan Chase │ 0.7│
├─────────────────┼───────────────────┤
│Julius Baer │ 1.2│
├─────────────────┼───────────────────┤
│Korean Reinsurance Co │ 1.4│
├─────────────────┼───────────────────┤
│Meritz Securities Co Ltd │ 1.5│
├─────────────────┼───────────────────┤
│Moody’s │ 1.2│
├─────────────────┼───────────────────┤
│Morgan Stanley │ 1.5│
├─────────────────┼───────────────────┤
│NAB/BNZ │ 1.7│
├─────────────────┼───────────────────┤
│Natixis │ 1.3│
├─────────────────┼───────────────────┤
│Nomura Securities │ 1.2│
├─────────────────┼───────────────────┤
│OCBC Bank │ 1.9│
├─────────────────┼───────────────────┤
│Oversea-Chinese Banking Corp │ 1.9│
├─────────────────┼───────────────────┤
│Oxford Economics │ 1.1│
├─────────────────┼───────────────────┤
│PricewaterhouseCoopers │ 1.9│
├─────────────────┼───────────────────┤
│S&P Global │ 1.4│
├─────────────────┼───────────────────┤
│SEB │ 2.2│
├─────────────────┼───────────────────┤
│Shinyoung Securities Co Ltd │ 1.4│
├─────────────────┼───────────────────┤
│Skandinaviska Enskilda Banken │ 2.2│
├─────────────────┼───────────────────┤
│Societe Generale │ 1│
├─────────────────┼───────────────────┤
│Standard Chartered │ 1│
├─────────────────┼───────────────────┤
│UBS │ 1.9│
├─────────────────┼───────────────────┤
│United Overseas Bank │ 1.7│
├─────────────────┼───────────────────┤
│Woori Finance Research Institute C│ 1.6│
│o Ltd │ │
├─────────────────┼───────────────────┤
│평균 │ 1.41│
└─────────────────┴───────────────────┘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