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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해서 힘들었다" 고백, 그런데 개인 성적 걱정 아니었다…"분위기 만들어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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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가 분위기를 올려야하는 선수인데…."

구자욱(32·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홈런 한 방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10대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29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 33홈런 115타점 13도루 OPS(장타율+출루율) 1.044의 성적을 남겼던 구자욱은 올 시즌 초반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지난 6일 한화전까지 개인 타율이 1할7푼3리에 머무르면서 지독한 타격 슬럼프 기간을 겪었다. 약 보름 정도 이어졌던 타격 침체는 4월 중순부터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다. 1할 타율로 내려갔지만, 안타 한 방씩을 때려내면서 시동을 건 구자욱은 지난 17일 LG전에서 2안타를 친 뒤 19일 롯데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19일에는 1회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김진욱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낸 뒤 2회 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구자욱의 시즌 5호 홈런. 다음 타석에도 분위기는 이어졌다. 4회 박진의 직구를 쳐서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박병호의 홈런으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구자욱의 활약 속에 삼성은 대승을 거뒀다.

경기를 마친 뒤 구자욱은 팀원에게 공을 돌렸다. 구자욱은 "선취점이 먼저 나왔고, 영웅이가 좋은 홈런을 쳐줬다. 필요한 점수였는데 분위기를 바꿔주는 바람에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 일단 연습 때부터 김진욱 선수 데이터를 가지고 몸쪽 치는 연습을 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이진영 코치님께서 김진욱 선수의 스타일처럼 배팅볼을 던져줘서 타격감을 잡는데 도움이 됐다. 타석 들어가기 전에 편하게 임하게 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타격감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구자욱은 "조금 올라오고 있긴 한데 완벽한 스윙 컨디션은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 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서 경기할 때마다 조금 더 신중하게 들어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마음고생은 분명 있었다. 구자욱은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하고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려고 했다. 아직 반등했다기에는 부족하다. 사실 개인 성적보다는 어떻게든 경기에 이길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내가 분위기를 올려줘야 하는데 몇 경기 부진해서 오히려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그동안 주장 역할에 신경을 썼다. 구자욱은 "지더라도 분위기 처지지 말자고 했다. 한 번 이기면 연승도 갈 수 있으니 분위기 처지지 말고 나가는 선수들은 열심히 뛰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은 열심히 응원해주자고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20일 선발투수로 아리엘 후라도가 나간다. 최근 4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4패만을 떠안고 있다. 구자욱은 "선수들이 후라도가 나갈 때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데 오히려 힘이 더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임했으면 좋겠다"라며 "욕심이 과하면 과해질 수 있으니 한 경기를 치러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