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침몰하는 배'에서 벌어지는 탈출 러시인가. '캡틴' 손흥민(33)도 진지하게 '탈트넘'을 고려할 때된 듯 하다.
토트넘 홋스퍼를 둘러싼 유럽 이적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팀의 핵심선수들이 줄줄이 다른 팀으로 떠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핵심전력이 전부 이탈할 수도 있다. 팀이 거의 공중분해될 위기다.
반면, 다니엘 레비 회장을 중심으로 한 토트넘 수뇌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유망주 영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 인물들은 '부주장단' 크리스티안 로메로(27)와 제임스 매디슨(29), 그리고 토트넘의 차기 에이스로 불렸던 데얀 클루셉스키(25) 등이다. 모두 팀 전력의 핵심들이자 한창 최전성기에 접어든 선수들이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토트넘홋스퍼뉴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쿨루셉스키가 새 계약 제안에도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기사를 냈다.
이 매체는 '쿨루셉스키가 팀의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시즌 좋은 활약으로 맨체스터 시티와 나폴리의 관심을 받은 쿨르셉스키는 토트넘과 재계약 협상을 할 예정이다'라며 '하지만 쿨루셉스키는 구단 측이 명확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주길 원한다. 계약 기간이 3년 남아 있지만, 자신의 야망이 실현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팀을 떠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쿨루셉스키는 야망이 강한 사나이다. 지난 2022~2023시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한 쿨루셉스키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곧바로 2023년 7월에 완전 이적했다.
이후 우측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등을 오가며 점차 안정감 있는 활약을 앞세워 팀의 미래로 불렸다. 이번 시즌에는 리그 7골을 포함해 공식전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하지만 클루셉스키는 토트넘 합류 세 시즌만에 결국 중요한 현실을 깨달은 듯 하다. 토트넘이 자신의 우승에 대한 야망을 채워줄 수 었는 팀이라는 사실이다.
토트넘은 우승과 거리가 먼 팀이다. 오죽하면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토트넘이 배출한 최고스타인 해리 케인(32)조차 두 손을 들고 떠날 정도였다. 이번 시즌에도 이미 리그 순위는 15위로 추락했다. 컵대회에서도 모조리 탈락했다. 유일하게 남은 우승 희망은 4강에 오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뿐이다.
홋스퍼뉴스는 '만약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쿨루셉스키를 잔류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쿨루셉스키가 원하는 게 우승이라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우승은 장담하기 어렵다.
반면 쿨루셉스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은 한 둘이 아니다.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쿨루셉스키가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이후 AC밀란 이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폴리도 쿨루셉스키에게 관심이 있다'면서 '토트넘은 그를 미래 계획 일부로 여기고 있지만, 여러 빅클럽이 쿨루셉스키에게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트넘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쿨루셉스키 뿐만이 아니다.
이미 로메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20일 'AT마드리드는 클럽월드컵 이전에 로메로 영입을 완료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2027년 6월까지 계약이 돼 있는 로메로를 붙잡기 위해 손흥민을 제치고 팀내 최고 주급을 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하지만 로메로는 이 제안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지난 3월 A매치 기간에 토트넘 의료진의 무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발언 등을 하며 팀과 각을 세우고 있다. 로메로 스스로가 토트넘 구단의 환경과 비전에 환멸을 느끼는 듯 하다.
뿐만 아니라 매디슨마저도 이적설에 휩싸였다. 기브미스포츠는 15일 '매디슨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향할 수 있다. 맨시티는 케빈 더 브라위너의 대체 선수를 찾고 있는데, 매디슨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맨시티는 이적료로 6000만 파운드를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비수 데스티니 우도기 역시 맨시티와 유벤투스 등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브미스포츠는 '유벤투스가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우도기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