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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몇 살까지 야구 하려고' 42세 최형우 결승타...KIA, 두산 꺾고 2연승-위닝 장식 [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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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며, 5할 승률 도달을 눈앞에 뒀다.

KIA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회 터진 최형우의 역전 결승타를 비롯, 타선의 집중력과 선발 네일의 호투를 앞세워 6대2로 승리했다.

첫 경기를 패하고, 전날 악천후 속 승리를 일궈낸 KIA는 2연승으로 3연전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11승12패가 되며, 한 때 꼴찌까지 떨어진 설움을 이겨내고 5할 승률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반면, 두산은 9승13패로 하위권에 처지게 됐다.

두 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던 경기. 접전이 예상됐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한 승부였다.

일단 두 외국인 선발들의 치열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KIA 선발 네일은 이 경기 등판 전까지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0.29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두산 선발 잭 로그는 KBO리그 데뷔 시즌 다소 부진했지만, 주축 타자가 좌타자가 많은 KIA 팀 특성상 호투를 기대해볼만 했다.

양팀은 약속이나 한 듯 5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했다. KIA는 1회초 1사 후 김선빈과 나성범의 연속 볼넷으로 찬스를 얻었지만, 위즈덤과 최형우가 잭 로그에게 연속 삼진을 당했다.

두산 역시 1회말 1사 후 케이브의 안타와 도루, 그리고 양석환의 볼넷으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인태가 삼진을 당해 땅을 쳐야했다.

4회까지 서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소득은 얻지 못했던 싸움. 두산 입장에서는 5회말 공격이 두고두고 생각날 듯. 네일을 상대로 조수행과 정수빈이 연속 안타를 쳤다. 올시즌 네일은 점수가 아니라, 연속 안타 자체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를 한 선수. 두산이 잡은 절호의 기회였다.

타석엔 케이브. 외국인 타자에게 번트를 대기는 뭐했다. 또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쳐 감도 매우 좋았다. 그런데 그 너무 좋은 감이 악몽으로 연결됐다. 네일의 공을 완벽하게 받아쳤다. 맞자마자 안타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타구가 유격수 박찬호의 글러브로 바로 빨려들어갔다. 2루주자 조수행까지 자동 아웃.

하지만 두산은 포기하지 않고 네일을 흔들어 선취 득점을 만들어냈다. 6회 네일이 양의지의 안타, 양석환의 2루타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무사 2, 3루 대위기. 네일은 여기서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며 김인태와 강승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주무기 스위퍼가 춤을 췄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박준영에게 통한의 2타점 안타를 맞은 것. 풀카운트 상황서 네일이 바깥쪽 체인지업을 잘 던졌는데, 이건 박준영이 잘 쳤다고 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네일이 투구수가 정해져있던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제외, 올시즌 처음으로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다.

하지만 KIA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저력을 잃지 않았다. 7회초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 최지강을 상대로 대타 오선우가 중전안타를 치며 출루한 게 시벌점이었다. 이어 1사 후 박찬호의 우전안타에 김선빈의 2루타로 첫 득점이 나왔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선빈이 잘 치기도 했고 타구도 강했지만, 두산 3루수 강승호가 잡기만 했다면 병살이 될 타구였는데 2루타가 돼버렸다.

KIA는 나성범의 내야 땅볼 때 3루주자 박찬호가 홈에서 살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 장면도 두산은 아쉬웠다. 전진 수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신인 2루수 박준순의 홈 송구가 매끄럽지 않았다.

그래도 두산은 박치국이 위즈덤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가 했다. 하지만 최형우를 상대로 바꾼 투수 박신지가 밋밋한 체인지업을 던지다 최형우에게 통한의 결승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42세 최형우는 하루 전 엄청난 맞바람을 뚫고 잠실 중앙 백스크린을 때리는 대형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어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 이틀 연속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7회말 2사 1, 3루 찬스서 양석환이 삼진을 당하며 추격 동력을 잃었다. 결정타는 8회. 선두 김인태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는데, 대주자 전다민이 견제사에 걸려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처음에는 세이프 판정이었지만, KIA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KIA는 9회초 기어이 쐐기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로 13일 이후 등판이 없었던 마무리 김택연을 지는 상황 투입했다. 하지만 믿었던 김택연이 박찬호에 안타를 내준 후, 희생번트 수비 상황서 치명적 악송구를 저질러 무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택연은 나성범을 우익수 방면 얕은 플라이로 유도했다. 케이브가 홈에 완벽한 송구를 해 점수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 하지만 2루주자 홍종표가 3루까지 너무 움직인 게 전화위복이 됐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2루를 던지려는 액션을 취하니, 3루주자 박찬호가 움직였고 이 모습을 캐치한 양의지가 3루로 공을 뿌렸으나 이게 또 악송구가 됐다. 사실상의 쐐기점. 이날 4삼진을 당했던 위즈덤은 부담을 덜었는지 김택연을 상대로 승리를 자축하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기세를 탄 KIA는 상대 박준영의 실책에 힘입어 추가점을 얻으며 경기를 끝내버렸다.

KIA는 이날 5⅔이닝을 던진 네일에 이어 최지민,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며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정해영은 1점차 상황에서 몸을 풀어놔, 세이브 상황이 아니어도 9회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두산 선발 잭 로그는 5이닝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첫 무실점 피칭을 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울어야 했다. 두산은 1점차로 밀린 9회초 지난 13일 이후 공을 던지지 못한 김택연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역전을 노렸지만, 반전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9회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양의지가 정해영의 '역투'에 허무한 삼진을 당하며 추가점을 만들지 못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