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찢어진 걸로 빠지는 건 아니죠. 그런데 2바늘 아니라 10바늘 꿰맸어요."
김선빈의 투혼이 KIA 타이거즈를 살렸다.
KIA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대2로 승리, 2연승과 3연전 위닝 시리즈를 모두 달성했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5⅔이닝 2실점 호투한 네일, 결승타를 친 최형우, 4안타를 몰아친 박찬호 등 승리 주역들이 많았지만 결정적 2루타 포함해 3출루를 한 김선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김선빈은 '투혼'을 발휘했다. 18일 두산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털고 모처럼 만에 돌아왔다. 의욕적으로 기습 번트를 대고 전력 질주를 했다. 하지만 1루에서 상대 2루수 박계범과 충돌했다. 박계범의 어깨에 턱 부위가 부딪혔는데, 속도를 줄일 수 없어 엄청난 충돌의 힘이 발행했다. 사고 순간, 김선빈이 크게 다치지 않았나 모두가 걱정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선빈은 다행히 턱과 치아 등에 이상이 없었고, 입 안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19일 경기는 휴식, 20일 경기는 선발로 출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초 이범호 감독은 20일 경기도 빼주려 했지만, 김선빈 본인이 "뛸 수 있다"고 의지를 드러내 출전하게 됐다.
2번-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상대 선발 잭 로그와의 맞대결에서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리고 7회초. 0-2로 밀리던 1사 1, 2루 찬스에서 추격 흐름에 불을 붙이는 결정적 1타점 2루타를 쳤다. 종아리 부상으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충격적인 충돌 부상으로 몸과 마음이 힘든 가운데도 2루까지 쉬지 않고 내달렸다. 이 안타에 힘을 얻은 KIA는 7회 경기를 뒤집으며 승기를 잡았다.
다친 다음 날인 19일에도 출전 의사를 밝혔던 김선빈은 "(입 안이) 찢어진 정도로 경기에 빠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부딪히자마자 치아부터 확인을 했다. 혀로 치아가 괜찮은지부터 살폈다"고 당시 부상 상황을 설명했다. 치아가 빠질 정도의 부상이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걸 직감하고 있었던 것. 다행히 문제는 없었다. 다만, 김선빈의 윗 입술은 여전히 부어있었고 빨간 피딱지가 남아있었다.
김선빈은 종아리 부상에 대해서도 "다리는 괜찮다. 오히려 전에 당했던 교통 사고 후유증 때문인지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터뷰 후에 움직일 때도 허리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김선빈은 마지막으로 걱정해준 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대뜸 "내가 2바늘 꿰맸다고 소문이 퍼졌더라. 그런데 실은 10바늘 꿰맸다. 와이프도 '2바늘 꿰맸느냐'고 연락이 왔다"며 웃었다. 이는 구단에서 처음 김선빈의 부상 상태를 전할 때 전해진 잘못된 정보라고. 김선빈은 "뭐가 됐든 뛰는 데 지장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