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전시장, 실내 사육장 거쳐 대구 야외방사장 안착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이곳저곳을 떠돌던 반달가슴곰 남매가 대구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정착했다.
21일 대구 네이처파크에 따르면 반달가슴곰 해님이(수컷·7)와 달님이(암컷·7)가 지난 17일 네이처파크 실내 사육장에 도착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
반달가슴곰 남매는 2019년 경기도 한 곰 전시장에서 태어났다.
수입된 부모 반달가슴곰으로부터 자연 증식한 것인데, 국내법상으로는 이는 불법이다.
당시 불법 증식된 개체를 수용할 수 없었던 곰 전시장에서는 곰 남매를 수용할 수 있는 사육시설을 갖춘 곳을 수소문하다 환경청,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부천의 한 실내 동물원으로 반달가슴곰 남매를 보냈다.
부천 실내 동물원은 곰 남매를 5년간 잘 키웠지만, 실내 동물원의 특성상 곰 남매를 더 좋은 환경으로 보기로 결정하고, 네이처파크에 곰 사육을 요청했다.
네이처파크 측은 부천 실내 동물원 측의 요구를 수용하고, 곰 남매를 위한 야외 방사장을 준비했다.
방사장에는 곰 남매가 놀 수 있는 시설과 연못 등이 준비됐다.
전근배 네이처파크 운영과장은 "곰 남매가 도착했을 때는 내실에만 머물게 하며 자연스럽게 환경에 적응하도록 했다"며 "도착 나흘째인 전날에는 곰 두 마리가 함께 나와 야외방사장에서 낮잠도 자고 연못에 들어가서 물장구도 쳤다"고 말했다.
곰 남매의 건강 상태는 부천의 실내 동물원에 있을 때도 양호했지만, 장거리 이동과 환경 변화로 예민해진 상태라 천천히 환경에 적응시키고 있다고 네이처파크는 설명했다.
박진석 네이처파크 이사는 "판다뿐만이 아니라 반달가슴곰도 대나무 같은 걸 좋아해서 대나무도 넣어주고 장난감도 주고 있다"며 "사육사들이 행동 풍부화 등을 통해 급하지 않게 천천히 적응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네이처파크는 지난해 6월 폐업한 실내 동물원에서 백사자를 구조해 사육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한 동물들을 구조해 보다 넓은 방사장을 갖춘 곳에서 동물들을 사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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