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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아, 넌 감독하지 마라' 레스터시티 결국 한 시즌만에 '강등엔딩', 해버지 절친 판 니스텔로이 감독도 경질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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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지성아, 나 망했어'

결국 충격적인 '강등엔딩'이 현실이 됐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복귀했던 '동화의 팀' 레스터시티가 참담한 성적 끝에 한 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십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해 11월 말 레스터시티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박지성 절친' 뤼트 판 니스텔로이(49) 감독도 곧 경질될 듯 하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최근 19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는 등 부임 이후 3승2무17패의 참담한 성적을 내며 레스터시티 강등의 원흉으로 비판받고 있다. 12라운드(2승4무6패, 16위)만에 조기경질 된 전임 스티브 쿠퍼 감독 이야기는 쑥 들어가버린 지 오래다.

레스터시티의 강등이 확정된 건 21일 0시30분(이하 한국시각) 홈구장인 영국 레스터 킹 파워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33라운드였다. 하필 상대를 리그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선두 리버풀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레스터는 꽤 선전했지만, 후반 31분에 리버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에게 결승골을 내준 끝에 0대1로 패했다.

이로써 레스터시티는 시즌 23패(4승 6무)째를 기록하면서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19위로 강등이 확정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홈 8경기 동안 단 1점도 넣지 못한 것을 포함해 최근 10경기에서 9패(1무)를 기록 중이던 레스터시티는 경기 초반 운이 좀 따르는 듯 했다. 전반 2분 만에 리버풀 간판 골잡이 모하메드 살라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골대에 맞고 나왔다.

위기를 넘긴 레스터시티는 8분 뒤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쳤다. 마비디디가 전반 10분에 왼쪽을 돌파해 은디디에게 패스했다. 은디디가 타이밍 빠른 왼발 슛을 날렸다. 리버풀 알리송 골키퍼가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슛 역시 골대에 맞고 나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레스터시티는 후반 21분에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 페널티지역 공중볼 다툼에서 팻슨 다카가 알리송 골키퍼와 경합해 공을 따냈다. 이걸 코디가 헤더로 골인시켰다. 하지만 다카의 파울이 선언되며 득점이 인정되지 못했다.

아쉽게 득점찬스를 무산시킨 레스터시티는 곧바로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31분 리버풀 코너킥 때 살라의 헤더가 골대에 맞고 나왔다. 이걸 디오구 조타가 때렸는데, 위쪽 크로스바에 맞고 또 튀었다. 이걸 잡은 알렉산더-아놀드가 왼발 슛으로 레스터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남은 시간이 적지 않았지만, 이미 레스터시티는 추격의 의지를 상실해버렸다.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결국 리버풀이 승리를 추가했고, 레스터시티의 '동화'도 잔혹한 강등엔딩으로 끝났다. 레스터시티는 엔조 마레스카 감독이 이끌던 지난 시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곧바로 EPL로 올라왔다. 하지만 불과 한 시즌 만에 챔피언십으로 원대복귀하게 됐다.

또한 판 니스텔로이 감독 역시 자리를 잃게될 가능성이 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시절 박지성과 절친 사이로 잘 알려진 판 니스텔로이는 시즌 초반 레스터시티 지휘봉을 잡게 됐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레스터시티는 팀을 승격시킨 마레스카 감독이 첼시로 떠난 뒤 쿠퍼 감독체제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쿠퍼 감독이 이끈 12경기에서 2승4무6패에 그치며 16위까지 추락했다. 레스터시티는 쿠퍼를 경질하고 차기 감독을 모색했다.

때 마침 판 니스텔로이의 감독 역량이 주목을 받고 있었다. 원래 맨유 코치였던 판 니스텔로이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후 맨유 임시 감독을 맡아 4경기를 치렀다. 여기서 3승1무의 좋은 성적을 냈다. 일부 팬들은 '그냥 판 니스텔로이를 맨유 후임 감독으로 선임하라'는 요구까지 했다.

그러나 맨유 보드진은 후벵 아모림 감독을 선택했고, 판 니스텔로이는 팀을 떠나게 됐다. 이때 레스터시티가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지난해 11월 말에 레스터시티와 정식 계약했다. 기간은 2027년 6월까지였다.

레스터시티는 임시 감독 때의 지도력을 기대했다. 하지만 판 티스텔로이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자신이 이끈 22경기에서 단 3승(2무17패) 밖에 따내지 못했다. 그로 인해 이미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어 경질설이 강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31라운드 레스터시티의 뉴캐슬전 패배 이후 전직 스카우트 믹 브라운의 발언을 인용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결국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해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