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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제자' 판 니스텔로이는 '재앙'이었다…20경기 2승, 레스터 강등 직후엔 '잇몸미소'로 분노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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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박지성 손흥민과 깊은 인연이 있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레스터시티 감독이 지도자 경력에 빨간줄을 그었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2024~2025시즌 초 맨유 감독대행 시절에 선보인 인상적인 지도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강등 위기에 빠진 레스터시티 지휘봉을 잡았으나,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레스터는 20일(현지시각)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EPL 33라운드에서 후반 31분 '레알마드리드 이적을 앞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에게 선제결승골을 헌납해 0대1로 패했다.

33경기에서 4승6무23패, 승점 18점에 그친 19위 레스터는 시즌 마감까지 5경기를 남기고 잔류권인 17위 웨스트햄(승점 36)과 승점차가 18점으로 벌어지며 조기 강등이 확정됐다. 이로써 2023~2024시즌 챔피언십(2부) 우승을 통해 1부로 다이렉트 승격한 레스터는 한 시즌만에 다시 2부로 추락하고 말았다.

강등의 중심에 '맨유 전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이 있다. 스티브 쿠퍼 전 감독 시절 16위였던 레스터는 판 니스텔로이 감독 부임 후 추락을 거듭했다. 레스터는 판 니스텔로이 감독 체제에서 단 2승(2무16패) 그치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토트넘과 웨스트햄만이 레스터에 승리를 내줬다.

전 맨유 미드필더 로이 킨은 "레스터는 홈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수비도 약하다. 딱 챔피언십 수준"이라고 판 니스텔로이 감독 부임 후 달라진 게 없는 팀 상황을 비판했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전 토트넘 미드필더 해리 윙크스를 스쿼드에서 배제하고, 수비수 야닉 베스터고르가 훈련장에 강아지를 데려오는 등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레스터 선수들은 '엔조, 그리워요'라고 적힌 표지판 옆 나이트클럽에서 파티를 벌이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는 전임 감독인 엔조 마레스카 현 첼시 감독을 암시하는 듯 보였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정말 실망스럽다. 하지만 강등은 오늘과 내일 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몇 주가 지난 후의 일이다"라며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지만, 남은 희망을 위해 계속 싸웠다. 나는 내가 더 많은 승점을 따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후회섞인 인터뷰와 달리, 경기 후엔 하비 엘리엇, 아르네 슬롯 감독 등 상대팀 코치진과 선수들과 밝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절망에 빠진 레스터팬의 심기를 건드렸다.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한 축구팬은 "내가 레스터팬이었다면, 정신이 아득해졌을 것이다", "레스터가 강등됐는데, 판 니스텔로이는 활짝 웃으며 돌아다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015~2016시즌 EPL 깜짝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는 이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입지전적인 레전드인 제이미 바디는 어느덧 38세가 됐다. 어쩌면 리버풀전이 바디가 치르는 마지막 EPL 경기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레스터의 조기 강등으로 EPL은 5경기를 남겨두고 벌써 2팀이 강등 고배를 마셨다. 앞서 최하위 사우샘프턴(승점 11)이 '역사상 EPL 최악의 팀'이라는 오명 속 강등됐다. 18위 입스위치(승점 21)는 아직 살아있지만, 잔류권인 17위 웨스트햄(승점 36)과 승점차가 15점인데다, 득실차도 20골이어서 강등 가능성이 99.9%인 상황이다.

한편, 이날부로 감독 교체 효과를 톡톡히 본 13위 데이비드 모예스의 에버턴(승점 38)과 15위 비토르 페레이라의 15위 울버햄튼(승점 38), '역대급 부진'에 빠진 14위 맨유(승점 38)와 16위 토트넘(승점 37)은 잔류가 확정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