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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권과 강등권이 고작 3점차' 따뜻한 봄이 찾아왔지만, K리그는 역대급 살얼음판…예측을 불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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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1 '중산층'의 삶이 팍팍하기만 하다. 지난 20~21일에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를 끝마친 현재, '아챔권'(아시아챔피언스리그)인 4위 김천(승점 14)과 '강등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 10위 제주(승점 11) 사이의 승점차는 고작 3점이다. 2위 광주(승점 16)부터 제주까지 9개팀이 승점 1점차로 줄지어있다. 광주-전북(승점 15)-김천-울산(이상 승점 14)-서울-강원(이상 승점 13)-인천-포항(이상 승점 12)-제주가 2위~10위에 포진했다. 승점 간격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승점 20점 고지를 밟은 선두 대전(승점 20)을 1강, 나란히 승점 7점을 기록 중인 11위 대구와 12위 수원FC를 2약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재 K리그 경쟁 구도는 '1강-9중-2약'으로 요약된다. '우승후보' 울산 서울이 외국인 골잡이의 부재 속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반면 스트라이커의 득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대전 전북은 반등에 성공했다. 승격팀 안양의 예상 외 선전 여파 등이 더해져 중위권이 두터워졌다. 파이널 A그룹과 B그룹의 경계가 사실상 무의미하다.

2013년 스플릿라운드가 도입된 이래 1라운드 로빈(1~11R)을 돌기도 전에 이토록 중위권이 치열한 적은 없었다. 2014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9라운드 기준 4위와 10위의 승점차는 각 6점-5점-6점-5점-6점-7점-8점-5점-6점-7점-6점이었다. 올 시즌과 비교하면 최소 2점, 최대 5점 차이가 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시즌에 4위 대구(승점 16)와 10위 수원(승점 8)의 승점차가 8점으로 가장 컸다. 2024시즌 9라운드에선 4위 수원FC와 10위 대전의 승점차가 6점이었다. 9라운드 기준 강등 플레이오프권인 10위의 승점이 두자릿수인 건 스플릿라운드 도입 후 올 시즌이 유일하다. 지난 주말 경기 결과가 순위표를 더욱 어지럽혔고, 결과적으로 중위권을 촘촘하게 만들었다. 강원은 디펜딩챔피언 울산전에서 승리하며 원정 무승 징크스를 씻어냈고, 대전 광주는 각각 김천 서울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제주 안양은 홈에서 각각 포항과 수원FC를 꺾었다. 전북은 홈에서 대구를 잡았다.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6경기에서 모두 승부가 갈렸다.

8라운드와 9라운드에서 순위가 똑같은 팀은 선두 대전과 하위권 트리오 제주 대구 수원FC 등 4팀뿐이다. 김천은 2위에서 4위, 울산은 3위에서 5위, 서울은 5위에서 6위, 포항은 7위에서 9위로 내려갔고, 반대로 광주는 4위에서 2위, 전북은 6위에서 3위, 강원은 8위에서 7위, 안양은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지난 3월 중순에 열린 5라운드와 비교하면, 광주와 전북이 각각 6계단으로 가장 높이 점프했고, 대구가 6계단으로 가장 깊숙히 추락하며 일찌감치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해는 유독 '절대강지'가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봄이 찾아왔지만, K리그 현장은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누구라도 하위권으로 미끄러질 수 있고, 누구라도 미끄러지듯 선두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 감독들은 '죽을 맛'이지만,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볼 맛'이 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