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보물섬' 감독 "통속극에 세세하고 진한 감정 더한 게 차별점"

by


짜릿한 복수극으로 시청률 15% 돌파…"인물들 감정 끊어지지 않게 담는 데 초점"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출생의 비밀'까지 나왔으니 사실 통속극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죠. 하지만 그 안에 아주 세세하고 진한 감정을 담아낸 게 차별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최근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종영한 SBS 드라마 '보물섬'을 연출한 진창규 감독은 지난 21일 SBS를 통해 "익숙한 맛일 거라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새로운 맛이라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보물섬'은 비상한 능력을 갖춘 주인공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악의 세력에게 조금씩 복수의 칼날을 갈아가는 과정을 긴박감 있게 펼쳐낸 드라마다.
첫 회 시청률 6.1%로 시작해 4회 만에 10% 벽을 넘었고, 6회부터 줄곧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다가 자체 최고 시청률 15.4%로 막을 내렸다.
진 감독은 "큰 인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꽤 복잡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워낙 어두운 톤이라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희 작가님의 글이 가진 힘과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의 연기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능력 있는 주인공이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의 큰 구성 자체는 익숙했지만, '보물섬'은 예상을 비껴가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대산그룹 회장비서실 대외협력팀장 서동주는 자신을 견제하는 대산그룹 맏사위 허일도(이해영)와 국정원 출신 실세 염장선(허준호)의 계략에 맞서 치열하게 반격하고, 그 과정에서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진 감독은 "저와 현장 스태프들도 대본을 받아보고 매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보며 놀랐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절대 뒷이야기를 예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익숙한 복수극, 통속극의 외피 안에 이런 예측 불가능성을 넣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속적인 이야기 구조였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이 이야기에 개성을 더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펼쳐낸 '보물섬'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는 "인물들의 감정을 끊어지지 않게 담아내는 것"이었다고 한다.

진 감독은 "대본 안에 숨어 있는 감정들을 끌어내고, 그렇게 끌어낸 배우들의 감정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카메라워킹과 편집을 다듬었다"며 "어려운 부분을 최대한 직관적이면서도 쉽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진 감독은 작품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이렇게 정리했다.
"눈앞의 보물을 두고, 먼 곳의 보물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만 눈이 팔려, 내가 가진 것들을 잃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죠. 인간적인 가치를 지켜가면서 힘내서 살자는 말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coup@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