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시승기] 제네시스 GV60..인테리어 최상급인데 높은 가격이 걸림돌

by

제네시스 GV60페이스리프트 버전을 시승했다. 2021년 10월 처음 등장한 이래 지난해 올해 초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이 나왔다. GV60은 형제차라고 할 수 있는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어정쩡한 세그먼트로 판매가 부진했다.

제네시스가 럭셔리브랜드 특성상 가격대가 높은 것을 감안해도 GV60 부진은 심했다. 무엇이 부족했고,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궁금증을 안고 시승에 나섰다.
시승모델은 GV60 풀옵션인 퍼포먼스다. 제네시스는 가격 구조가 현대차와 달라 트림 구분이 없다. 기본 모델에서 시작해 파워트레인, 구동방식, 내장, 외장, 주행 옵션 등 원하는 대로 세부 선택이 가능하다.

입맛에 맞게 옵션을 고르는 장점도있지만 비선호 사양인 경우 인도가길어질 수 있다. 선택 옵션이 많은 만큼 기본 가격 대비 실제 구입 가격이 크게 상승할 수도 있다. 시승차도 기본 가격 대비 차이가 컸다. GV60기본 가격은 세제혜택 후 6490만원으로 후륜구동 버전이다.

시승한 모델은 퍼포먼스 AWD 풀옵션 사양이다. 세제혜택 후 가격은 무려 8887만원이다.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 적용시 8614만원의 가격이 책정된다. 기본형 대비 2397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시승차특성상 신사양을 모두 경험해 보기 위해 풀옵션이지만GV60 구입을 고려한다면 원하는 것만골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성할 것을 추천한다. 기본형 대비 높은 가대를 설정한 만큼 얼마만큼의 성능 차별화와 사양이 추가되었는지 확인해봤다.

외장 색상은 새롭게 적용된 트롬소 그린이다. 북극 극지방의 오로라 빛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실제 마주하면 그린과 블루의 경계를 오가는 신비로운 색상이다.

전면부는 헤드라이트외곽 하우징과 위치 등은 변함이 없다.MLA 헤드램프가 적용돼광량이 향상되었고, 마이크로 렌즈의 디자인이 기존보다하이테크한 차량의 이미지를 완성해 준다. 공기 흡입구 형상이 기존 대비 수평형으로 변경되고 전면 카메라의 삼각형 디자인도 수평 디자인으로 변경돼개성이 강했던 기존 디자인이 한층 단정해졌다.
측면은 부분변경이라거의 기존과 비슷하다. 휠 하우스를 감싸는 클래딩이 투톤에서 차체 컬러로 변경해크로스오버 이미지가 강했던 기존 측면을 한층 고급화했다. 변화의 핵심은 휠 디자인이다.

개성과 화려함을 강조했던 기존 21인치 휠 디자인에서 제네시스 투라인이 강조된 깔끔한 5스포크 형태로 원톤 클래딩과 함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두었다.후면변화가 가장 적다.

GV70의 경우 부분변경을 통해 하단부에 있던 턴시그널을 상단 테일램프에 통합시키며 호평을 받았다. GV60의 경우 범퍼에 내장된 턴시그널을그대로 유지해아쉬움을 준다. 뒷범퍼하단도 측면부 클래딩과 마찬가지로 차체 색상 도장 부위를 기존보다 늘려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이다.
외관보다는 인테리어의 변화 폭이 크다. 인테리어 옵션으로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2 스웨이드 패키지가 추가됐다. 애쉬그레이 대시보드에 그레이셔 화이트 시트가 적용되어 화사함의 끝을 보여준다. 안전벨트 고리와 주변부 장식, 내부에서 보이는 작은 부품까지 톤을 맞춰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와 차별화를 제대로 했다.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적용도 아이오닉5와의 차별화 포인트다.기존엔 원형을 테마로 해 귀여운 인상이었던 스티어링 휠은 크레스트 그릴 형상의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적용돼 한층 더 고급스럽다.
기존 GV60의 강점이던 크리스탈 스피어 변속기는 그대로다. 구가 회전해 시동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오조작을 예방할 수 있고 무엇보다 디자인에서 타 차종과 차별화한GV60 인테리어의 핵심 포인트다.

스웨이드 패키지라도어 트림에 퀼팅 장식이 적용된 스웨이드가 폭넓게 적용됐다. 부드러운 느낌의 나파가죽시트와 필러부터 천정까지 모두 스웨이드로 마감해내장재 고급감에서는 독일 브랜드상급 차종에 뒤지지 않는 촉감과 퀄리티를 보여준다.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루프가 높아 1열과 2열 모두 헤드룸은 넉넉하다. 운전석 시야도 좋다. 2열 또한 전기차답게 바닥이 평평하고 발공간이 여유로워 외관에서 보는 것보다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시동 버튼은 기존과 동일한 스티어링 휠 뒷편 오른쪽에 위치한다. 내연차량과 동일한 위치로 최신 전기차가시동 버튼을 없애거나 위치를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비해 보수적이다. 대신익숙한 느낌이다.

오르간 형식의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주고시승에 나섰다. GV60에는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내비게이션 정보와 카메라를 이용해 미리 감쇠력을 조절, 최적의 승차감을 찾아주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감과 함께 최상의 승차감을 보여준다.
불규칙한 노면이나 방지턱을 만나도 안정적이다. 충격을 머금었다 흡수하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통과한다. 전륜에만 달렸던 하이드로 부싱이 이번에 후륜까지확장됐다. 하이드로 부싱이 새롭게 달린차량을시승하면한결같이 승차감이 꽤 좋아졌다. 이번에도 그 효과가 탁월하게 느껴졌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였다. 현대차그룹의 여러 전기차와는차별점은 미세하지만정숙성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보다 흡차음재가 보강됐고 뱅앤올룹슨 사운드 패키지에 들어가 있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까지 더해져서다. 100km 내외의 고속에서도 그야말로 고요하다.

전장 4545mm의 작고 스포티한 디자인이지만 시승 내내 느껴지는 느낌은 흡차음재를보강해 전기모터와 풍절음 등은 더욱 줄고, 승차감은 향상되어 고급 대형 세단을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주기도 한다.
배터리는 밀도를 높인4세대가 새롭게 적용됐다. 용량을 기존77.4kWh에서 84kWh로 증대하고공력 성능을 개선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를 451km에서 481km(복합, 스탠다드 2WD 기준)로 좋아졌다. 퍼포먼스 AWD 모델은 주행 가능 거리가 382km로 단축된다.

성능이 향상되는데 후륜 모터의 출력은 180kW로 아이오닉5 AWD, EV6 AWD, GV60 스탠다드 AWD의 후륜 모터보다 소폭 높다. 또한전륜 모터도 형제 차량들이74kW급 전후를 사용하는데 비해180kW급으로 보강했다.

여기에 e-LSD와 부스트 모드가 추가된다. 부스트 모드 작동 시 전후륜 합산 최고 출력 360kW(490ps), 최대 토크 700Nm(71.4kgfm)의 강력한 성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0초 만에 주파한다.
제로백 테스트가 아니더라도 고속주행시 재가속을 해보면 넘치는 힘이 느껴진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시 머리가 헤드레스트에 파묻히는 느낌이 날 정도이다.빠른 가속이 불안하지 않도록 전 사양 4P 모노 블럭 브레이크 캘리퍼를 기본화해 빠르고 안정된 감속이 가능하다.

새롭게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이 적용된 점도 특징이다. 전방의 교통 흐름과 운전자의 감속 패턴뿐 아니라 과속 카메라, 방지턱, 회전 교차로 등 다양한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한다. 주행 상황별 최적의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설정해 평상시 회생제동을 오토 모드에 둔다면 안정적인 감속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승 내내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부족함 없는 성능, 업그레이드된 회생제동 오토 모드, 향상된 정숙성 등으로인해 진짜 운전이 편안했다. 주행 소감에서 딱히 꼬집을 단점이 나오진 않았다.

아쉬운 점은센터 디지털 미러다. 운행 중 거울 대비 후방을 보여주는 시야가 넓어 첫 인상은 상당히 만족감이 높았다. 하지만 시승 당일 비가 내리면서 단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카메라를 이용한 디지털 미러의 장점은 우천시나 야간에 거울보다 시인성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센터 디지털 미러용 카메라에 습기가 차면서 운행을 할 수록 시인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시승차만의 문제였으면 다행이나공통된 문제라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기존 GV60은 24년 기준 월간 판매량이 100대에도 못 미치는 등 제네시스에서 가장 판매가 부진한 차량이다. 승차감이 이렇게 좋은데 왜 그럴까. 역시 비싼 가격이 원인이었다. 시승하는 내내 생각해 보니 차량 완성도문제가 아니었다. 주행감, 승차감, 가속, 정숙성 등이 더 업그레이드되어 차량 선택에 지장을 줄 문제점은 없다.

문제는 내부 경쟁자와의 관계에서 가격 경쟁력이 뒤진다는 점이다. 우선 제로백을 제외하면 나머지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존재한다. AWD 모델끼리 비교시 GV60 시승차실 구입가가 무려3000만원 정도 비싸다. 인테리어는 상당히 고급스럽지만 외관 디자인 평가에는 더 고급차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내연기관 차량들은 고급 브랜드 차량이성능 또한 월등했지만전기차에선 그 차이가 크지 않다. 가격 차이만큼 다른 곳에서 더욱더 차별화가 필요해보인다.
7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려면 성능 외에도 감성적으로 끌어주는 매력 포인트가 필요하다. 그 부분이 약했다. 성능은 앞서지만 동급 가격대에 구입할 수 있는 전기차 또는 수입차에서도 꽤 보인다.브랜드와 차량 이미지가 주는 고급감이 있어 선택을 받는 것이다.

GV60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격을 조정하거나 지금보다 더 차별화되는 디자인과 아이오닉5와 차별화하는 와우 포인트가 필요하다. 신형 GV60에관심이 있다면 기본형에 최소 옵션만 추가해 나름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줄 평

장점 : 정숙성, 승차감, 가속감 등 부족함이 없다..고급스런인테리어는압권

단점 : 비싼 가격을 감안할 때 두드러진 특징이 안 보인다..디자인도차별화가부족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