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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설 소문? 결국 감독이 직접 면담했다 "홈런만 칠 순 없어"[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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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대체 선수로 영입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디아즈는 29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에 7홈런 19타점, 장타율 0.518을 기록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4경기 타율 3할5푼7리 3홈런 장타율 1.071로 활약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3할5푼 2홈런 장타율 0.650으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갔다. 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새 외국인 타자를 찾지 않고, 디아즈와 인센티브 포함 최대 80만달러의 조건에 다시 사인했다.

올 시즌 디아즈의 타격은 아직 조금 아쉽다. 22일 기준으로 24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91타수 24안타) 5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473, 시즌 OPS는 0.772다. 홈런 5개를 터뜨렸지만, 삼진 개수가 18개로 다소 많다. 득점권 타율도 0.269로 중심 타자에게 기대하는 모습으로는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디아즈는 구자욱, 강민호, 박병호와 함께 삼성의 중심 타선을 책임져줘야 하는 타자다. 특히나 라이온즈파크라는 장거리형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만큼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성적이 주춤하다보니 최근 디아즈 교체설 소문이 돌기도 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최근 디아즈와 직접 면담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이 끝난 후, 대화를 나눴다.

22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너무 장타만 노리는 경향이 있다. 우리팀에 장타력 있는 타자가 많은데, 장타를 너무 신경쓰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면담을 했다"면서 "홈런만 중요한게 아니고, 출루가 필요할 때는 출루도 해줘야 하고, 클러치 능력이 필요할때도 연결이 되게끔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디아즈가 지난해 보여준 장타 생산 능력에 대한 인상, 그리고 팀내에서도 외국인 타자에게 장타를 기대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어서 의식하는 부분이 크다고도 보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내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더라. 원래도 잘 받아들이는 편인데, 그동안 지켜보다가 이제 시기적으로 한번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아서 면담을 가졌다. 우리 타선은 지금 볼도 잘 고르고, (출루도 하는)그런 부분이 필요하다. 무조건 한 방으로만 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 하니 납득을 하더라"고 이야기 했다.

디아즈는 바로 다음날인 20일 경기부터 극단적인 당겨치기 대신, 밀어치기를 시도하고 볼도 골라내는 등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5타수 2안타의 성적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바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타자였다. 홈런만 치려고 당겨치니까 타율도 떨어지고, 정확성도 떨어지고, 삼진율이 늘어났었다. 상대 수비수들도 디아즈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수비 위치를 다 바꾼다"면서 "이런 변화가 앞으로 디아즈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타구들이 더 많이 나올거라는 기대가 생긴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디아즈가 무서운 타자가 되면, 삼성 타선의 짜임새 자체가 달라진다. 의도적인 밀어치기와 차분한 볼 고르기가 삼성 중심 타선에 우산 효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일단 디아즈를 지켜보고 있는 삼성이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