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통상협상, 대선 스펙용 졸속이면 안돼…이완용 다름없는 매국" 비판
탄핵론엔 선 긋기…"탄핵 못하는 것 아니지만 최소한의 인내심 발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3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데 대해 "설령 출마를 하더라도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체제에서 이뤄지는 대미 통상협상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한 대행의 국회 시정연설 등이 한 대행의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며 연일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공직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국민의 삶을 외면한 '찔끔 추경'을 편성하고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를 대선출마용 연설로 규정한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예정된 시정연설에서 민주당은 침묵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도 민주당은 졸속협상이 이뤄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국가의 미래를 볼모로 삼은 대선 스펙용 대미 졸속협상을 추진한다면 강력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적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졸속 타결이 이뤄진다면 새 정부 집권 뒤에도 뒤집기 힘든 대형 국익 훼손 참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예비 논의 이상의 협상은 하지 말고 협상 지연 등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도부도 한 대행을 겨냥한 견제가 이어갔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한덕수 단일화론'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노욕의 용꿈을 꾸던 고위 공직자들의 전례처럼 출마도 못 하는 허망한 종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한 대행이 국가의 미래를 볼모 잡아 대미 통상협상에서 졸속협상을 강행한다면 이는 미국을 이용한 사실상의 사전 선거운동"이라며 "대선 스펙을 쌓기 위한 것으로,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의 매국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한덕수 대통령 국민후보추대 위원회' 관련 보도를 보니 위원회 공동위원장이 한 대행의 행사 만류가 없었다고 하더라. 대통령 놀이를 할 만큼 하고 구국의 결단을 한 것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겠다는 심보"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한 대행은 지금의 난국을 만든 내란 대행이다. 한 대행이 난국을 타개할 지도자라는 주장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제안했으나, 일단 지도부는 역풍 가능성 및 탄핵의 실효성 등을 이유로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우리가 탄핵을 못 하는 게 아니라, 국정 안정을 위해 최소한의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며 "한 대행이 굳이 출마한다면 그건 자유겠지만, 국민들이 내란 후보를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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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