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전 세계의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013년 교황 선출 이후 세계 각지를 돌며 사랑을 실천했던 그는 눈을 감는 순간에도 "전쟁을 멈추라"는 평화 메시지를 남기며 우리 곁을 떠났다.
교황이 떠난 빈 자리를 누구보다 안타까워 하는 축구단이 있다. 바로 아르헨티나 리가 프로페시오날 소속의 산로렌소. 산로렌소는 프란치스코 교황 서거 뒤 홈페이지를 통해 그가 생전에 구단과 맺은 인연과 사진들을 소개하면서 추모 중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로렌소의 '소시오'였다. 회원번호 88235로 공식 등록돼 있는 그는 사제 서품을 받기 전 산로렌소 경기를 자주 찾았다. 추기경 시절엔 시즌권을 구입하기도 했고, 산로렌소가 2014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우승하자 공개적으로 큰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산로렌소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알마그로 지역에서 활동하던 로렌소 마사 신부가 청소년들에게 일요일 미사 참가를 조건으로 성당 부지 일부를 제공한 것으로 출발했다. 마사 신부는 축구장 제공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교육, 성장에도 도움을 줬고, 훗날 성장한 이들은 마사 신부를 향한 존경을 담아 1908년 그의 이름과 순교자 라우렌시오의 이름에서 착안한 산로렌소를 구단 명칭으로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역사를 가진 팀이다.
산로렌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그는 단지 우리 중의 한 사람이 아닌, 항상 우리 중 한 명'이었다며 '소년부터 성인, 사제에서 추기경, 그리고 교황까지. 언제나 로스꾸에르보스(까마귀·산소렌소 별칭)였다'고 적었다. 이어 '1946년 경기장을 찾았을 때에도,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예배당에서 앙헬 코레아(AT마드리드)를 견진성사 했을 때에도, 바티칸에서 선수단을 예방했을 때에도 그는 항상 기쁨으로 가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클럽을 향한 그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프란치스코에 이렇게 말한다. 안녕! 고마워!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거야!'라고 적었다.
산로렌소는 24일(한국시각) 117년 전 구단 창단이 결정됐던 알마그로의 산안토니오 성당에서 구단 관계자 및 선수단 전원, 팬이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 추모 예배도 갖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