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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와 여제가 만났다' 배드민턴 수디르만컵 박주봉-안세영 동시 출격…초창기 대회 영웅 박주봉 '한풀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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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황제'와 '여제'가 동시 출격한다. '미래 레전드' 안세영(23·삼성생명)은 부상 복귀 신고식, '원조 레전드' 박주봉 한국배드민턴대표팀 감독(61)은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현역 '여제(여왕)', 박 감독은 1990~2000년대 '복식황제'라 불렸다. 사제지간으로 만난 둘은 오는 27일부터 8일간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의기투합한다. 박 감독은 선수단과 함께 24일 출국한다.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대표팀을 지휘했던 박 감독은 지난달 한국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지만 당장 진천선수촌에 합류하지 못했다. 오랜 기간 일본에서 생활한 터라 집 처분 등 신변 정리할 게 많았다. 그동안 코치진(4명)을 통해 원격으로 대표팀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세계선수권의 위상이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는 '일본 뒷정리'로 바쁜 시간을 쪼개 대표팀을 지휘하기로 했다. 공식 데뷔전이다. 때마침 허벅지 부상으로 한 템포 쉰 안세영이 복귀한다. '원조 레전드'가 '미래 레전드'를 더 크게 키워주기 위한, 아름다운 동행의 시작이다.'수디르만컵'으로도 불리는 세계혼합단체선수권은 4대 세계선수권(세계개인선수권, 세계남·여선수권 포함)의 하나로 1989년 창설돼 2년 주기로 열린다. 지금까지 중국이 최다 우승(13회) 기록을 갖고 있고 다음으로 4회 우승(1991, 1993, 2003, 2017년)한 한국이다. 2023년 결승에서 중국의 3년 연속 우승의 제물이 됐던 한국이지만 2년 전에 비해 전력이 월등히 향상됐기 때문에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는다. 당시 천위페이(중국)에 패했던 안세영은 부동의 세계 1위로 천위페이와의 상대 전적 우위를 이어오고 있다. 남자복식에는 지난달 전영오픈에서 안세영과 함께 금메달을 딴 서승재-김원호(삼성생명)가 상승세이고, 여자복식은 이소희 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공희용(전북은행) 김혜정(삼성생명) 등 최정예 멤버가 총출동한다.

무엇보다 안세영은 단단히 벼르고 있다. 올 시즌 개막 후 국제대회 4회 연속 우승으로 승승장구하다가 오른쪽 내전근 부분 파열로 아시아선수권(8~13일)에 불참했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세계개인선수권 우승에 이어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제패한 그는 꿈의 '그랜드슬램' 도전도 내년으로 미뤘다.

그런 안세영에게 박 감독은 최고의 롤모델이다. 박 감독은 한국 배드민턴사 최초의 그랜드슬래머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남자복식)을 비롯해 세계개인선수권 3회 우승(1985, 1989, 1991년), 아시안게임 2회 우승(1986, 1990년), 아시아선수권 1회 우승(1991년)을 달성했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서 수확한 금메달은 총 11개에 달한다. 1985·1991년 세계선수권과 1986년 아시안게임, 1991년 아시아선수권에서 복식 영웅답게 남자·혼합복식에서 중복 금메달을 땄다.

특히 세계혼합단체선수권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BWF가 수디르만컵 역사를 소개하면서 초창기 영웅으로 꼽을 정도다. 그는 1991년 제2회 덴마크대회에서 남자복식, 혼합복식에 출전해 모두 승리하며 한국의 첫 우승에 앞장섰고, 1993년 제3회 영국대회 결승서도 자신이 출전한 복식 2종목 승리를 이끌며 한국에 연속 우승을 안겼다. 이후 당시 신흥 강호로 등장한 중국의 천하가 됐다.

박 감독은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이 대회에서 결승 세번(2015, 2019, 2021년), 준결승 두번(2017, 2023년) 중국을 만나 모두 패했다. 이제 한국을 이끌고 복수전에 나선다. 그의 출정길에 수디르만컵 첫 우승에 도전하는 안세영이 동행한다. 중국의 4연패를 저지하고 8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해서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