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오지환이 왜 대타로 안 나왔을까? 오지환은 몸 상태 때문에 애초에 '대타' 선택지에 없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전날 9회말 상황을 돌아봤다.
LG는 22일 NC전 5-5로 맞선 9회말, 1사 3루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이영빈 타석이었다.
벤치에는 오지환이 있었다. 하지만 LG는 대타를 사용하지 않았다.
엔트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영빈이 빠지고 오지환이 들어갔다가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을 경우에 LG는 2루수가 없었다. 이에 대비해 오지환을 남겨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이 옆구리 통증을 느껴서 정상적인 배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어제(22일) 오지환은 아예 쉬게 하려고 했다. 그래서 대주자도 쓰지 않으려고 했다. 허리가 안 좋다. 다만 수비는 그래도 괜찮다고 해서 내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자 이야기는 2루타를 치고 나간 구본혁을 최원영으로 바꾼 것을 말한다. 구본혁을 그대로 뒀으면 오지환이 대수비로 나갈 일도 없었다. 오지환이 수비는 그나마 가능한 상황이어서 대주자를 기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정작 염경엽 감독의 고민은 스퀴즈번트 여부였다. 이영빈에게 스퀴즈 작전을 내느냐, 아니면 대타로 이주헌을 쓰느냐 사이에서 결단을 내렸다.
염 감독은 이영빈에게 성공 경험을 심어주고 싶었다.
염경엽 감독은 "수어사이드 스퀴즈는 생각하지 않았다. 세이프티 스퀴즈를 낼까 했다. 엄청 고민했다. 그러나 결국 (구)본혁이도 그런 상황에서 끝내기를 치면서 성장을 했다. 영빈이가 어떻게든 희생타를 치든 안타를 치든 하면 팀도 이기고 영빈이에게도 좋은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영빈은 삼진을 당했다. 2사 3루에서 홍창기가 볼넷을 골랐지만 후속 문성주가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LG는 연장 혈투 끝에 5대6으로 졌다.
염경엽 감독은 "내 선택이 잘못됐다. 차라리 번트라도 했으면 영빈이가 상처라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이제 감독의 선택이다. 실패하면 모든 것을 감독이 책임지는 것이다. 결국 감독의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