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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전통의 신진작가 발굴전 '젊은 모색'…영상·설치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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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막…20개팀 참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국내 미술계의 대표적인 신진작가 발굴 전시인 '젊은 모색 2025'가 24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여는 '젊은 모색'은 1981년 '청년작가전'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올해로 44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불, 최정화, 서도호, 문경원 등 한국미술의 주요 작가들이 '젊은 모색'을 거쳐 갔다.
격년제로 열려 22회째를 맞은 올해 전시는 39세 이하 국내 작가 중 국립현대미술관 전체 큐레이터와 외부 전문가들의 추천을 거쳐 선정한 20명(팀)의 신작들을 소개한다.
참여 작가의 약 80%가 영상과 설치 위주 신작을 발표하는 등 영상 미디어 작업이 증가한 가운데 상당수가 해외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것도 올해 선정된 작가들의 특징이다. '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하며 사회적 실천을 고민하는 작가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협업하는 형태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전시의 한 축이다.

총 5개 섹션으로 나눠 진행되는 전시 중 '기술 너머' 섹션에선 김을지로, 송예환, 상희, 이은희 작가가 디지털 기술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을지로는 3차원(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난초의 생물학적 특성을 디지털 미디어의 속성에 빗댄 작품을, 송예환은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작업을 출품했다. 2023년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상희 역시 관객이 플레이어가 되어 참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의 작업을 선보인다.
'관계 맺기' 섹션에선 인간과 비(非)인간의 공존, 지속 가능한 사회를 고민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장한나는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바닷바람과 태양열로 변형된 모습을 새로운 바위, '뉴 락'(New Rock)으로 명명하고 전국 해안에서 수집한 500여개의 뉴 락으로 만든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사회적 소수자들에 주목한 작업도 눈에 띈다. 강나영은 휠체어 사용자의 가족이 영화 관람을 하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면서부터 벌어지는 상황과 그에 따르는 감정을 영상과 설치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한다. 다이애나랩(백구, 유선)은 '티끌'이란 제목으로 일련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눈으로 보는 것 외에도 음성해설, 수화 등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고 점자 설명글도 전시장에 배치됐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선도 설치됐다. '배리어프리'(무장애. Barrier-Free)를 넘어선 '배리어컨셔스'(Barrier-Conscious. 장벽이 있음을 인식하는 태도) 개념에서 나온 작업들이다.

영상·미디어 작업이 대세가 되면서 회화 작가는 전체 참가팀 20팀 중 3명에 그쳤다. 이 중 조한나는 자연과 인체 내부에서 발견되는 형태적 유사성에 주목한 그림을 그린다. 인체 조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확대한 것 같은 모습은 한편으론 자연의 풍경을 연상시킨다. 김진희는 집 안이나 발코니, 방 안의 책상 등 사적인 공간의 순간들을 포착해 환상적인 느낌으로 재구성한 회화를 선보인다.
한 명이 아닌 여러 작가가 함께 작업하는 콜렉티브(작가집단) 형태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여러 팀이 참여했다. 다이애나랩을 비롯해 권동현X권세정, 야광(김태리, 전인), 업체eobchae(김나희, 오천석, 황휘) 등이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유료 관람.
zitron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