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가 지난 겨울 FA 최대어 후안 소토에게 15년간 7억6500만달러(약 1조931억원)를 주기로 한 것은 물론 '21세기의 테드 윌리엄스'라는 찬사를 듣는 타격 실력을 믿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수비력이 포함돼 있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소토의 외야 수비력은 리그 평균을 밑돈다는 평가다.
뉴욕 양키스 시절인 지난해 소토의 송구 스피드는 평균 84.7마일로 전체 외야수 187명 중 158위에 머물렀다. 올시즌 송구 가치는 -1로 하위 13%로 측정되고 있다.
그런데 그가 기가 막힌 보살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세웠다.
24일(한국시각) 시티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소토는 8회초 수비 때 상대의 득점을 막는 홈 송구를 펼쳐 보였다.
2-2로 맞선 8회초 필라델피아는 선두타자 닉 카스테야노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후 알렉 봄의 3루수 땅볼 때 2루로 진루했다. 대타 브라이스 스탓이 또 볼넷을 골라 2사 1,2루.
이어 타석에는 맥스 케플러가 들어섰다. 그는 메츠 우완 호세 부토의 6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87.4마일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으로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는 안타를 터뜨렸다. 2사 상황이었으니, 주자들은 모두 스타트를 끊어 필라델피아의 득점이 예상되는 순간.
그러나 우익수 소토가 타구를 잡아 재빨리 홈으로 전력 송구했다. 1루 파울라인 안쪽에서 원바운드된 공을 잡은 포수 헤이든 센저가 몸을 던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는 2루주자 카스테야노스를 태그해 아웃시켰다. 소토의 정확한 송구가 돋보인 순간. 소토의 올시즌 첫 보살(Assist)로 기록됐다.
메츠는 결국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뒤진 10회말 1사 3루서 피트 알론소의 우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2사 1,2루서 터진 스탈링 마르테의 끝내기 중전안타에 힘입어 4대3으로 역전승했다.
7연승을 내달린 메츠는 18승7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선두를 질주했다.
소토는 이날도 타석에서는 호쾌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1회말 1사후 우전안타를 친 뒤 3회에는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5회 볼넷에 이어 7회 삼진, 연장 10회 2루수 땅볼로 각각 아웃됐다. 4타수 1안타 1볼넷의 평범한 성적.
타율 0.233(90타수 21안타), 3홈런, 12타점, 17득점, 19볼넷, 16삼진, 출루율 0.364, 장타율 0.389, OPS 0.753을 마크한 소토는 NL OPS 부문서 규정타석을 채운 87명 중 44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