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게 느린 포크볼을 던진겁니다."
KBO리그 역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팀 노히트 노런이 올해만 두번째 나올 뻔했다. 그것도 LG 트윈스가 대기록을 눈앞에 뒀었다. 그러나 아쉽게 9회 안타 1개를 내주고 팀 영봉승으로 만족했다.
더 아쉬웠던 것은 LG의 마무리 투수 장현식이 레퍼토리에서 빼기로 했던 빠른 포크볼이 맞은 것 같아서였다. 3-0으로 앞선 9회초 첫 타자인 김주원에게 2루타를 맞은 공이 포크볼이었는데 구속이 140㎞를 찍었다.
그런데 LG 염경엽 감독은 장현식은 느린 포크볼을 던졌다는 것. 즉 느린 포크볼이 140㎞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염 감독은 24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전날 아쉬운 팀 노히트노런이 깨진 9회초 안타 상황을 설명하면서 "(장)현식이가 느린 포크볼을 던진 건데 그것도 구속이 빨랐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현식이의 빠른 포크볼은 142㎞, 144㎞까지 나온다. 직구보다 1~2㎞정도 밖에 차이가 안난다"면서 "느린 포크볼을 던진다고 던진 건데 그것도 빠르게 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직구와 포크볼의 구속이 비슷하다면 직구 타이밍에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포크볼이 변화해 타자의 궤적에 맞지 않으면 되지만 만약 변하지 않을 경우엔 직구와 같기 때문에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직구와 다를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포크볼의 구속을 늦추기 위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게 염 감독의 말. 염 감독은 "포크볼이 135㎞정도까지는 떨어져야 한다"면서 "구속을 떨어뜨리기 위해선 손가락의 간격을 더 벌리거나 공과 손 사이에 공간을 조금 주는 등의 방법을 써야 한다. 어떤 방법을 쓰는게 제구력이 되는지를 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52억원에 FA 계약을 하고 LG에 온 장현식은 당초 셋업맨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마무리 유영찬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의 마무리로 출발하게 됐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개막 이후에 돌아왔고 8경기서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일 SSG전에선 중간 계투로 나서 1⅓이닝 동안 2안타(1홈런) 1실점을 했고, 22일 NC전서는 1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2경기 연속 실점으로 조금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장현식은 23일 경기에서 9회초 선두김주원에게 2루타를 맞고 1사후 볼넷까지 내주며 1,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전날 자신을 상대로 연속 2루타를 쳤던 권희동과 김휘집을 연속 내야 땅볼로 잡아내고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팀의 영봉승을 지켜 세이브를 기록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