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고지혈증 치료에 쓰이는 스타틴 약물을 병행요법으로 사용하면 일부 혈액암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랍 에미리트 샤르자 대학교 연구진은 '혈액암 치료에 있어서 먹는 희귀 혈액암 치료제 이브루티닙과 스타틴의 병행요법'에 관한 연구 결과를 미국 혈액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Blood advances'에 최근 게재했다.
연구진은 혈액암의 일종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소림프구성 림프종 환자 146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고지혈증 치료에 쓰이는 스타틴을 복용 중이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항암 치료제인 이브루티닙 단독 투여 ▲스타틴과 병용 요법 ▲이브루티닙이 포함되지 않은 약물 요법 등 세 그룹으로 구분했다.
약 5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스타틴과 이브루티닙을 함께 투여받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61% 낮았다.
또한 연구진은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의 경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8% 낮았고 질병 진행 위험이 26%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관찰에 그쳤을 뿐이며 스타틴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직접적인 이유를 증명할 수 없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샤르자 대학교 아흐마드 아부헬와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스타틴 사용과 혈액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 사이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이 연구만을 근거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소림프구성 림프종 치료를 위해 스타틴을 시작하는 것을 권장할 수는 없다"면서 "스타틴이 암 생존율에 직접적인 이점이 있는지를 확실히 결정하기 위해서는 향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및 고지혈증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들 질환에 의한 심혈관계 이상 증상과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발표된 연구들에서는 스타틴이 대장암(결장직장암), 전립선암, 난소암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