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표승주는 왜 미계약자 신분으로 FA 협상을 마쳤을까.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2025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계약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총 14명의 여자부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했는데, 13명이 계약을 완료했고 표승주 한명만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1992년생 베테랑 아웃사이드히터인 표승주는 2024~2025시즌 정관장의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뛰면서 팀의 상승세 주역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정관장은 FA 이소영의 보상 선수로 표승주를 지명했다. 한 시즌 후 FA가 된다는 걸 알았지만, 한 시즌 뛰고 떠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그의 능력을 인정해 과감하게 뽑았다.
대성공이었다. 표승주가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에서 궂은 일을 알토란같이 해주니, 메가와 부키리치 등 쌍포들이 마음 놓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정관장은 정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표승주도 당연히 좋은 대우를 받을 걸로 예상됐다.
하지만 미계약자가 됐다. 올시즌은 어떤 팀과도 계약하지 못한다. 30대 중반의 나이, 사실상 은퇴 수순이다. 표승주는 결과가 발표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유니폼을 벗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을까. 일단 정관장은 표승주를 원했다. 24일 마감 직전까지 설득했다. 하지만 표승주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정관장 관계자는 "표승주가 우리 팀에 올 때부터 딜레마가 '이산 가족'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집과 멀어졌다. 다만, 자신을 보상 선수로 지명해준 구단을 위해, 한 시즌은 최선을 다하고 다음을 생각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표승주는 내심 본가와 가까운 수도권 구단쪽 입단을 원했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를 데려가기에는 보상 문제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정관장은 사인앤드트레이드도 추진해주려 했지만, 상대쪽 카드가 맞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면 정관장 잔류밖에 없는 상황. 표승주가 결국 큰 결단을 내렸다. 배구 선수이기 전, 엄마가 될 준비도 해야했다. 출산 타이밍 등도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건설에 잔류한 양효진은 연봉 5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8억원에 계약하며 최고액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이다현은 5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13명 중 이적생은 이다현과 고예림 둘 뿐이다. 고예림은 현대건설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면서 3억7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