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퐁당퐁당이니까 오늘은 잘 던지지 않을까."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이 선발 라일리 톰슨에 대해 얘기하면서 던진 말. 한번 잘 던지면 한번은 부진하다는 뜻. 지난 10일 KT 위즈전서 7이닝 1안타 무실점의 쾌투를 했던 라일리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3⅔이닝 동안 5안타 4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이번엔 잘 던질 차례라는 이 감독의 말이 맞았다.
3월 29일 창원에서 LG에게 5⅓이닝 동안 7안타(2홈런) 9실점(6자책)의 부진을 보였던 라일리였는데 이날은 LG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라일리는 24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서 6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3승째(2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5.96에서 4.83으로 낮췄다.
1회말 선두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4회말 오스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안타가 없을 정도로 LG의 강타선을 상대로 매우 효과적인 피칭을 했다.
100개를 던졌는데 최고 153㎞의 빠른 직구를 절반 가까운 47개 뿌렸고, 141㎞에 이르는 슬라이더를 30개, 139㎞의 포크볼을 11개, 134㎞의 커브를 12개 섞었다.
공이 빠르지만 제구가 그리 좋지 않다는 평가 속에서도 NC가 라일리를 뽑은 것은 루친스키의 성공사례가 있었기 때문.
이 감독은 "루친스키도 미국에서는 제구가 전반적으로 높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KBO리그의 공인구에는 맞을 것이란 예상이었고 실제로 우리 공에 낮게 제구가 되면서 좋은 피칭을 했다"며 "라일리도 루친스키처럼 될 것으로 봤고 제구가 미국에서보다 좋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아쉽게 공이 ABS에서 살짝 빠지는 것이 있다보니 투구수가 늘어나는 게 있다"라고 했다. 루친스키는 지난 2019년 NC에 와 2022년까지 4년 동안 통산 53승을 거둔 에이스였다. 2020년엔 19승으로 다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라일리가 루친스키처럼 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
이날은 ABS에 잘 꽂히면서 LG 타자들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었다.
3회말 실책과 볼넷으로 2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홍창기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고, 6회말에 1사후 홍창기에게 볼넷, 오스틴에게 안타를 맞아 1,2루의 마지막 위기를 내줬지만 문보경을 우익수 플라이, 김현수를 1루수앞 땅볼로 잡고 무실점으로 2-0의 리드 속에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라일리의 호투 속에 NC는 3대1의 승리를 거두고 1위 LG에게 2승1패를 거둬 시즌 첫 루징 시리즈를 안겼다.
라일리는 경기 후 "오늘 전체적으로 느낌이 너무 좋았고, 팀의 승리가 무엇보다도 기쁘다"면서 "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경기에 임하고 있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호흡을 맞춘 포수 김혀준에 대한 칭찬. 라일리는 "김형준 선수는 정말 좋은 능력들을 가지고 있고 그 능력이 우리의 좋은 캐미스트리로 이어지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오늘처럼 좋은 모습으로 팀이 많은 승리를 거두는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