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공교롭게도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과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이 ABS의 피해를 보는 선수를 콕 짚었다. 염 감독과 이 감독이 이구동성으로 "공이 모서리에 꽂힌다"라며 안타까워했다.
LG 홍창기와 NC 김주원이 그 ABS의 모서리 공에 당하는 주인공이다.
염 감독은 24일 잠실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서 톱타자로 박해민을 내세웠다. LG를 대표하는 톱타자 홍창기는 2번에 배치. 박해민은 지난주부터 8경기서 타율 4할9리(22타수 9안타)의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중. 반면 홍창기는 시즌 타율 2할3푼4리(77타수 18안타)에 지난주부터 8경기 타격은 1할7푼9리(28타수 5안타)로 더 좋지 않다.
염 감독은 "지금쯤은 (홍)창기나 (신)민재가 올라올 때가 됐는데 안올라온다"면서 걱정하는 모습. 이어 "창기는 요즘 공이 모서리로 가는게 많다"면서 "스트라이크 3개가 오면 그 중 2개는 제일 싫어하는 하이볼 아니면 몸쪽 모서리로 꽂히는 공이더라"라며 치기 힘든 코스로 볼로 판정될 수도 있는 공이 ABS로 인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염 감독은 "항상 태블릿을 보는데 운이 없게 그런 공이 오는 선수가 있는게 요즘 창기에게 그런 공이 많이 온다"라고 했다.
신기하게 NC에게도 그런 선수가 있었다. 김주원이었다. 김주원은 전날 NC를 구한 구세주. 8회까지 안타 하나 치지 못해 팀 노히트 노런을 당할 위기에서 9회초 LG 마무리 장현식으로부터 좌측 2루타를 쳐 팀의 유일한 안타를 쳐 냈다.
이 감독이 김주원을 2번 타자로 꾸준히 출전시키는데 시즌 타율은 2할1푼5리(79타수17안타)로 그다지 좋지는 않다.
이 감독도 김주원에게 하이볼과 모서리에 꽂히는 공이 자주 온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감독은 "주원이에겐 정말 공이 모서리에만 들어간다. 던지는 순간엔 볼인데 콜은 스트라이크다. 존을 보면 진짜 모서리 부분에 들어가 있고 위에 걸쳐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LG에서 타격, 수석코치를 했던 이 감독은 "홍창기와 같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자기가 볼 땐 볼인데 스트라이크가 되고, 계속 그런 공들이 오니까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다"라며 "오타니도 그 키로 해서 오면 못친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도 선수가 이겨내주길 바랐다. "결국 이겨내야 한다. 나도 '똥 밟았다고 생각하라'고 말해준다"면서 "스트라이크라고 인정하고 커트를 할 수밖에 없다. 그냥 지켜보다가 삼진을 먹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했다.
홍창기의 키는 1m89이고 김주원도 1m85로 큰 편이기는 하다. 홍창기는 타격 자세가 낮은데 스트라이크 존은 섰을 때의 키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홍창기에겐 높은 볼 성의 공이 스트라이크로 인정되는 경우가 잦다. 올시즌 전체적으로 1㎝정도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선수가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