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2025 와이팜 엑스포] ⑤ 촬영기사 접고 농부로 변신한 송계영씨

by


층간소음 스트레스로 귀농 결심…귀농교육 강좌 800시간 이수
스마트팜 농장 운영 꿈…"믿고 살 수 있는 농산물 재배하고파"

[※ 편집자 주 = 연합뉴스는 농협중앙회와 함께 4월 25∼27일 사흘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2025 와이팜 엑스포(Y-FARM EXPO)'를 개최합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농촌 일자리 정보와 귀농귀촌 성공 모델 및 지방자치단체별 귀농귀촌 정책을 제공하는 자리로, 올해는 88개 지방자치단체와 35개 기관·기업이 참가합니다. 연합뉴스는 귀농귀촌의 성공사례로 뽑혀 박람회에서 '2025 청년농업인 대상'을 받은 청년 농업인 8명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양평=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고등학교 때 방송부 활동이 계기가 돼 대학에서 방송영상학을 전공했다.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스포츠 중계, 사교육 인터넷 강의 촬영 일을 하며 14년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층간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아내가 "교외로 이사 나갈까"라고 불쑥 건넨 이 말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빌라에 살았는데 층간 소음이 심했어요. 교외로 이사 가자고 하니까 기회다 싶었죠. 어릴 때부터 농사짓는 아버지를 보며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귀농에 대한 거부감은 적었어요. 수도권 근교로 이사할 곳을 찾다 보니 양평으로 오게 됐어요."
연합뉴스와 농협중앙회가 공동 주최하는 '2025 와이팜 엑스포(Y-FARM EXPO)'에서 청년농업인 대상을 받은 '나여농장' 대표 송계영(40·양평군 용문면) 씨의 귀농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몸을 바삐 움직여야 수확할 게 생기는 것이 농부 삶이다 보니 평생 농사만 지은 아버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고, 주변에서도 걱정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그는 "잘할 수 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시골로 이사 가서 차근차근 준비해 2~3년 후 전업농이 되겠다고 아내에게 얘기하고 2021년 2월 고향(충북 청원군)도 아닌 경기 양평군으로 집부터 옮겼다.
이후 2년 가까이 서울 직장을 오가며 생활했는데 농사짓고 싶다는 생각은 더 커졌다.

2023년 초 대학 졸업 후 14년간 이어온 직장생활을 접고, 30대 후반에 농부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다.
농업 이론을 차근차근 배워 실수를 줄이겠다는 생각에 2023년 5월부터 청년귀농 장기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5개월 동안 606시간을 교육받으며 농사의 기초를 배웠다.
이후에도 최근까지 농업대학 강좌 등을 통해 162.5시간의 강의를 들으며 곤드레, 곰취, 대추, 마, 산마늘 등 밭작물 재배 입문 과정부터 유기농·친환경 재배법, 농장 경영과 유통 마케팅·SNS 활용에 이르기까지 두루 익혔다.
이렇게 수료한 교육이 총 768.5시간이다.
교육 수료 후 얼마 안 된 지난해 초 500평 남짓 밭을 빌려 고구마 농사를 처음 경험했고, 올해는 고구마 500평에 더해 700평 밭을 더 빌려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짓기로 했다.
그러나 초보 농사꾼에게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었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첫해 고구마 농사를 유기농으로 도전했는데 수확해보니 절반가량은 벌레가 파먹었더라고요. 이론하고 실전은 다르다고 느꼈죠. 제가 관리 잘못한 탓이죠."
그는 한마을에 사는 스승님도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짓는데 시기별 재배 요령을 많이 알려주셔서 올해 농사는 작년보다 자신 있다고 했다.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온라인 주문 사이트도 만들 계획이다.
송씨는 "작년엔 기존 온라인 물품거래 사이트를 통해 고구마를 팔았는데 홍보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제가 수확한 농산물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게 제 농장 홈페이지와 주문사이트를 제대로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최소 1천평 이상 규모의 스마트팜 농장을 운영하는 게 꿈이라는 그는 3년 뒤엔 모든 준비를 끝내고 농장을 제대로 운영해볼 생각이라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귀농을 후회한 적 없냐는 질문에는 "초등학생 딸(10)과 유치원생 아들(4)이 층간 소음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적어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큰 병원을 이용할 때 멀리 나가야 해 불편한 것 빼고는 이곳 생활이 좋다"는 청년 농부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gaonnuri@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