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레알 마드리드가 코파 델 레이 결승을 앞두고 또 하나의 충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26일(한국시각) '레알이 코파 델 레이 결승전 기자회견을 불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레알은 오는 27일 스페인 세비야의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데 세비야에서 열리는 바르셀로나와의 2024~2025시즌 코파 델 레이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엘 클라시코로 관심을 모은 경기지만, 화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주심 배정 논란으로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르카는 '레알은 현재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전 기자회견, 훈련 및 공식 사진 촬영에도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진행되는 모든 스페인왕립축구연맹(REEF) 주관 행사에 불참한다. 현재 긴장감은 최고조다. 레알은 심판의 기자회견 이후 분노를 표출했고, 모든 행사 참여를 취소하기로 통보했다. 당초 기자회견과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제 아무것도 없다. 레알의 역사적인 농성이 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발단은 주심 배정이었다. 이번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는 리카르도 데 부르고스가 주심으로 배정됐다. 레알은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부르고스가 주심으로 배정된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승률이 좋으며, 레알전에서 부르고스가 여러 차례 오심을 범했다는 이유였다.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영상까지 올렸다. 레알 공식 채널에 부르고스의 이런 부분을 저격하는 영상까지 올렸다.
사건은 더욱 커졌다. 부르고스 주심은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눈물을 보이며 기자회견에서 감정을 토로했다. 부르고스는 "그들이 어떤 영상을 제작하든 신경 쓰지는 않는다"라며 "다만 아들이 학교에서 아버지가 도둑놈이라는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서 우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도 실수를 하지만, 그래도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정말 힘들다. 심판 일을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내 심판 동료들이 겪는 일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부르고스의 인터뷰 이후 레알은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REEF에 주심 교체를 요청했다. 하지만 REEF는 레알의 일방적인 주심 교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대로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결국 레알은 이에 대한 반발로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전 공식 행사에 모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레알은 최악의 상황까지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카는 '레알 수뇌부는 심판 발언에 대해 공식 항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이후 심판 교체를 요청하기도 했다. 레알은 결승에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연맹 측은 훈련, 기자회견 불참 이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레알의 분노가 커지고 있기에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다'라며 레알이 결승전 경기 참여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레알의 이러한 충격 행보는 올 시즌 처음이 아니다. 레알은 지난해 10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발롱도르 수상 불발로 레알 전체 선수단의 참석 보이콧을 감행했다. 구단 측은 "기준에 따라 비니시우스가 수상자가 아니라고 한다면,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을 수상자로 선정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존중받지 않는 곳에 가지 않는다"라며 보이콧 이유를 밝혔다. 레알의 행동에 대해 축구계에서는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레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코파 델 레이 경기를 앞두고 레알과 주심, REEF의 신경전이 뜨겁다.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