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잘 졌다. 지는 경기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다 나왔다. '납득이 되는 패배'의 교과서 같은 경기였다. LG 트윈스가 왜 강팀인지 잘 나타났다.
LG는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시즌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대8로 졌다.
LG는 한 경기를 내줬지만 출혈이 없었다. 오히려 신진급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고 주전급은 쉬면서 체력을 안배했다. 사력을 다한다고 이기기도 어려웠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패배 속에서도 챙길 것은 챙긴 판단이 주효했다.
애초에 선발 매치업 차이가 컸다. KIA는 에이스급 외국인투수 올러가 나왔다. LG는 이지강을 대체 선발 요원으로 투입했다. LG는 외국인투수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 선발 한 자리가 비었다. 불펜 요원 이지강에게 대체 선발 임무를 줬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LG는 25일 경기에 한국시리즈급 총력전을 퍼부어 승리했다. 26일은 여차하면 쉬어가겠다는 의도가 읽혔다.
LG는 25일 2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강률 김진성 김영우 박명근 필승조를 전부 붙이는 강수를 뒀다. 끝내 6대5로 뒤집었다.
KIA 또한 전상현 최지민 조상우 정해영까지 필승조가 총출동한 경기라 출혈이 컸다.
LG가 만약에 이렇게까지 무리를 하고 이기지 못했다면 1패 이상의 데미지가 예상됐다. 26일 선발 대진이 열세인 데다가 불펜도 없었기 때문에 3연패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염경엽 감독은 "25일 경기가 더욱더 버텨야 하는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몰빵을 했다. 3연패를 각오하고 갖다 붙였다"고 말했다.
24일 패배한 LG는 25일에 졌으면 26일도 어려웠다. 그래서 3연패를 각오했다는 것이다. KIA가 네일을 꺼내는 27일도 악전고투가 예상된다.
25일에 올인해서 이기고 26일에 한숨 고른 뒤 27일에 다시 전력으로 붙는다는 계산이다. 일단 26일까지는 계산대로 됐다.
이지강이 3이닝 6실점 조기에 무너졌지만 후속 추격조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해주면서 경기를 늘어뜨리지 않았다. 배재준이 1⅔이닝 2실점, 백승현 이우찬 성동현이 각각 1⅓이닝 1이닝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포수 박동원을 비롯해 주장 박해민, 외국인타자 오스틴 등은 중간에 빠져 휴식을 취했다.
심지어 8회와 9회 이주헌의 홈런 등 4점이나 만회하며 타격감까지 살렸다.
광주=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